북한이 최대 23개의 전략핵무기와 165개의 전술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제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인용한 핵 전문가는 이 추정치가 부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것으로 북한의 핵 역량과 보유량이 과대평가 됐다면서 보고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영국의 합동군사연구소RUSI와 미국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소, 오스트리아의 오픈누클리어네트워크 등 국제 민간연구단체들은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대 23개의 전략핵무기와 165개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재고를 바탕으로 북한이 장기적으로 전략핵무기 35개, 전술핵무기 200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외부로부터 플루토늄을 추가로 공급받지 않더라도, 현재 보유한 핵물질만으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 인용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 추정이 과장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복합 열핵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무기당 2kg의 플루토늄과 10kg의 고농축 우라늄 HEU을 필요로 한다고 계산했지만, 이런 수치는 미국 같은 핵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것이며 북한의 기술적 한계가 있어 무기 생산에 훨씬 더 많은 핵물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 소장
“무기급 우라늄과 무기당 플루토늄이 더 적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이러한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무기당 무기급 우라늄으로 추정되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훨씬 적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핵무기) 숫자가 올라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무기당 (핵물질) 양이 이 모든 것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 중 하나이자 우리가 가장 잘 모르는 변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순수 무기급 우라늄의 경우 20킬로그램을 사용하는데, 보고서는 무기당 10킬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순수 무기급 우라늄 폭탄의 경우 제가 추정하는 수치의 두 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제 추정치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특히 보고서에서 언급된 북한의 전략핵무기 보유 추정치도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 같은 전략핵무기 보유국들조차 2단계 열핵무기 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중국도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서야 겨우 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2단계 열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추지 못한 북한의 북한의 전략핵무기 보유량은 '0'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 소장
“저는 북한의 전략핵무기가 25~30개가 아니라 0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그들은 열핵탄두를 만들 수 없습니다. 2단 열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고서가) 핵폭발 물질의 양을 최소화하고 열핵무기를 만드는 북한의 역량에 대해 너무 앞서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어 전술핵무기의 경우, 보고서에서 제시한 최대 165개라는 추정치도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약 50개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곧 북한의 대량 핵무기 보유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면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 및 전술 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만,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추정치는 대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