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간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 양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했습니다. 특히 작년 9월엔 역대 가장 많은 양이 공급됐는데, 비연료 제품인 ‘아스팔트’ 재료가 ‘정제유’로 둔갑돼 보고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중국 정부가 지난 13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한 대북 공급 정제유 양입니다.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9월에 6만 5천386.918배럴, 약 7천849.57톤을, 10월과 11월에는 각각 3만 5천517배럴, 약 4천263톤과 3만 618배럴, 약 3천675톤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나라들에게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중국의 보고는 정해진 시한을 한참 넘긴 늑장 보고입니다.
중국의 이번 보고로 중국과 러시아의 지난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30만 202.651배럴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북한에 허용된 50만 배럴의 60.04%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작년 1월을 제외한 11개월 치를 보고하지 않았고, 중국도 12월의 보고분을 아직 제출하지 않아, 지난해 실제 북한에 유입된 정제유 양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중국이 공급한 정제유에는 이번에도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일반적인 연료성 유류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습니다.
특히 정제유 공급량이 역대 가장 많았던 작년 9월의 경우, 중국은 북한에 7천151t에 달하는 아스팔트 재료 석유역청을 수출해, 전체 정제유 공급분(7천849t)의 91%가 아스팔트 재료로 채워진 것입니다.
앞서 VOA는 중국이 보고한 대북 정제유 공급량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비교해, 중국이 매월 석유 역청과 윤활유, 석유 젤리(바셀린) 등 비연료 유류 제품의 단순 합산치를 톤(t) 단위로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선박 간 환적 등을 통한 북한의 정제유 밀수입니다.
미국 정부는 남포 등으로 활발히 입항하는 유조선을 근거로 북한에 유입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