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 회사 부지에서 대규모 정지 작업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건물 신축 작업에 나선 것인지 주목되는데, 군사 분계선 인근에서는 9.19 남북군사합의로 철거했던 군사초소 혜가 새로 들어선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개성공단의 북부 지대를 촬영한 4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열흘 전까지만 해도 수풀이 가득했던 곳인데, 닷새 뒤인 지난달 30일에는 부지의 상당 부분이 정리되더니, 4일에는 완전한 형태의 정리된 부지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정지 작업 지대의 넓이는 약 4만3천m², 축구장 5개와 맞먹는 크기입니다.
개성공단 폐쇄 직전의 업체 지도를 위성사진과 비교해 분석해 보면 이곳은 한미스위스광학과 한국백신, 비에이치, 유레카 등 여러 회사가 소유한 부지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 6월 고화질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한국 업체인 ‘동원F&B’ 소유 부지에 가로 50m, 세로 10m 길이의 건물을 신축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건물은 지난달부터 온전한 건물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에 이처럼 새로운 건물이, 그것도 한국 회사 부지에 들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었습니다.
이번에 식별된 정지 작업은 이 건물들이 신축될 때와 유사해 북한이 이번에도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해 정지 작업을 벌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북한이 개성공단 도로에서 횡단보도 21곳을 새롭게 칠하는 등 도로 재정비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은 개성 쪽 기존 출입구를 철거하고 새로운 형태로 다시 만들었으며, 출입 시설 바깥쪽 지대엔 가로 37m, 세로 22m 길이의 건물을 지어 본격적인 재가동 준비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 전 세계은행 고문
“김정은이 작년 말과 연초부터 추진해 온 지방발전 정책을 고려할 때 (개성공단 재가동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 이처럼 공장이 건설돼 있다는 것은 목표 달성이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비무장지대 DMZ 내 감시초소를 복원하는 움직임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지난 5월 말 에어버스가 촬영해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에 임진강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1km 정도 떨어진 비무장지대 북한쪽 지역에 초소 건물이 50~60m 간격을 두고 들어선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2017년 11월에 초소가 있던 이 곳은 2019년 3월 위성사진에는 건물의 흔적이 사라지고 부지만 남아 있었는데, 올해 5월에는 초소 부지가 과거보다 더 커지고 주변이 재정비 됐으며, 건물도 재건되는 등 완전히 복원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2018년 11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DMZ 내 감시초소 GP들을 해체했다고 밝혔지만, 한국 군당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당시 폭파된 GP에 임시초소를 설치하고 병력 투입과 중화기 반입 등 복원 조치를 시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었습니다.
또 북한이 GP 복원만이 아니라 별도의 경계초소를 짓거나, 주변 도로를 확장하는 등 군사적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군장비 추가 배치 등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