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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종전 이후 북러협력 축소 예상…푸틴이 북한보다 미국 우선시할 수도”  


2024년 6월 19일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년 6월 19일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의 대북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협력의 범위도 축소할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북한보다 미국과의 협력을 우선시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전 종전 이후 북러협력 축소 예상…푸틴이 북한보다 미국 우선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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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 사진=우드로윌슨센터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 사진=우드로윌슨센터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경우 “북러 관계는 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러 교역 실질적 축소… 무기, 식량, 연료 등”

그러면서 “러시아는 (전후에도) 북한에 가스와 석유를 계속 좋은 가격에 팔고, 북한에 계속해서 경제적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이 원하는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웰스 연구원] “So I think Russia will continue to sell probably at a preferable price gas and oil to North Korea and I think he will probably provide some economic and technical support but not nearly as much as Kim Jong UN would like to have… its substance is likely to be substantially reduced because the Russians' needs will be much less.”

또 북러 협력의 “실질적인 내용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러시아의 요구가 훨씬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해결돼도 러시아는 감소한 탄약 재고와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당분간 북한 탄약이나 무기를 계속 구매할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f the Ukraine situation is resolved, Russia may continue to purchase North Korean ammunition or weapons for some time in order to replenish its diminished ammunition stocks and weapons stocks. But once they reach a level that they deem to be sufficient, then they would reduce their military purchases, which would then be would result in a decreased provision of food and fuel and funding to North Korea.”

그러나 “일단 그들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군사 구매를 줄일 것이고, 그 결과 북한에 대한 식량과 연료, 자금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관계는 상호 존중이나 감사의 관계가 아니라 거래 관계”라고 규정했습니다.

[녹취: 에라스 국장] “The relationship is not one of appreciation or mutual respect it's transactional. Russia is getting North Korean troops to die in the place of Russians and North Korea is getting something in return, money, access to technology, things like that. It's particularly dangerous because of some of the technologies that Russia could potentially be providing for example,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그러면서 “러시아는 북한군을 러시아인 대신 희생시키고, 북한은 그 대가로 돈과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얻는 것”이라며 “탄도미사일 기술과 같이 러시아가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중 일부는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러 관계는 “미한 동맹, 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처럼 상호 이익과 방위의 개념에 기반한 것이 아닌, 특정 상황을 다루는 합의”라고 덧붙였습니다.

2025년 2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신문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통화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에 놓여있다.
2025년 2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신문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통화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에 놓여있다.

“북러, 반서방 ‘격변의 축’ 구성… 트럼프 협상이 변수”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분석관은 3일 VOA 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간 관계는 ‘거래적 성격’도 있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저항하는 전략적 관계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적 셈법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북한, 중국, 이란 등과 함께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을 구성하던 러시아가 “다양한 국제 포럼에서 미국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할 때가 올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 단계는 북한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협력을 얻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I think the urgency, the first priority for President Trump will be stopping the war to achieving the peace that he said he would be able to achieve and to demonstrate to the world that when you are firm and committed to peace, anything can happen. Taking this the next step further and getting Vladimir Putin's cooperation on North Korea, this is different and difficult and may not have the urgency in terms of the president's focus.”

다만, 러시아에 대북 협력을 촉구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급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미국에 대한 이념적 반대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We also have to take into account the fact that the Russian North Korea relationship is built on ideological opposition to the United States as an imperialist actor. And if Russia decides to abandon that position in favor of cooperation with the United States, it has the potential to put North Korea into a very awkward position.”

이어 “러시아가 미국과의 협력을 위해 미국에 반대하는 입장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면, 북한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러시아가 바라보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변할 것”이라며 “그 결과 러시아는 북한을 희생시키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과 사일러 전 분석관은 미러 관계 변화에 따른 전략적 셈법 외에 종전 이후 북러 관계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두 나라가 지난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북러 조약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양국 관계가 지속되고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북한군이 전후 러시아 복구 작업과 재건에 참여하는 것을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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