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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 “북한, 러시아에 추가 파병해 쿠르스크 재투입”…1천 명 이상 추정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야포를 조준하고 있는 러시아 병사들의 모습. (자료화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야포를 조준하고 있는 러시아 병사들의 모습. (자료화면)

한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추가 파병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규모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차 파견 병력의 대규모 사상자 발생에 따른 보충병력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국정원 “북한, 러시아에 추가 파병해 쿠르스크 재투입”…1천 명 이상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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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 정보 당국이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사실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7일 언론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 군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추가 파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확한 파병 규모는 계속 파악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추가 파병 규모는 1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군이 2월 첫 주부터 쿠르스크 전선에 다시 투입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올해 1~2월 중 북한 군 병력이 러시아로 이동했다”며 “북한은 추가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낼 준비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와 외교부도 북한 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정례간담회에서 북한의 러시아 2차 파병 규모와 성격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우려를 갖고 주요국과 국내 유관기관과 긴밀한 정보 공유를 하면서 관련 동향을 주시해 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추가 파병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선 어떤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2024년 10월 18일 우크라이나군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러시아 세르기옙스키 훈련장에서 북한 인력으로 보이는 인원들이 보급품을 받는 영상을 게재했다. (출처: X@StratcomCentre)
2024년 10월 18일 우크라이나군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러시아 세르기옙스키 훈련장에서 북한 인력으로 보이는 인원들이 보급품을 받는 영상을 게재했다. (출처: X@StratcomCentre)

기자) 1차 파견된 북한 군 병력 가운데 전투 중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보충병력 투입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은 작년 10월 1만 1천~2천 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의 쿠르스크 일부 지역 탈환전에 투입됐습니다.

올해 1월까지 파병된 군인들 가운데 약 4천여 명이 부상 또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전체 병력 중 20~30%의 손실이 발생하면 병력 재편이 필요하다는 통상적인 군사교리에 맞춰 추가 파병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전선에서 전력이 이탈되거나 손실되면 끊임없이 거의 매일이다시피 보충병이 추가돼야 하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사실 이미 1월에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고 또 그 시점 즈음해서 인민군이 전선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들, 철수설 이런 것들이 흘러나왔어요.”

2025년 2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2025년 2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앞서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 군이 지난 1월 중순부터 3주 정도 전선에서 빠졌다가 지난 7일쯤부터 다시 전선에 투입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주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서 이런 국면에서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할지 관심이었는데요, 결국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한 셈법은 무엇일까요?

기자) 북한은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차 파병 병력의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추가 파병이 이뤄진 것은 러시아의 반대급부가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큰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입니다.

[녹취: 양욱 박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 이익을 확보하려는 북한 입장에선 정전협정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 정전이 될 때까지 최대한 많은 병력을 보내서 러시아 승리에 기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얻으려 할 겁니다. 그래서 결국은 북한이 미국의 직접 협상 대상이 아닌 이상 이 부분에 있어선 굉장히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열병식 중 등장한 대형방사포의 모습. (자료화면)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열병식 중 등장한 대형방사포의 모습. (자료화면)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이번 추가 파병은 특수전 보병 병력에 집중됐던 1차 때와는 달리 정찰과 전자기전, 기계화 포병부대 등 다종의 병력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순히 사상자 발생에 따른 보충의 의미를 넘어 현대전 경험을 습득하는 차원에서 미리 계획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종전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북한 군 파병이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런 전망이 나옵니다.

홍민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양상이지만 종전의 내용과 형식 등에서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프랑스 등 유럽과도 입장이 달라 종전이 마무리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러시아는 북한 군 파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엔 3개월째 추가적인 무기 지원이라든가 원조 지원이 없어요.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해서 지금 전세를 어느 정도 유지만 해줘도 훨씬 더 유리한 국면에서 협상할 수가 있거든요. 러시아와 북한 입장에선 추가 파병이 전혀 손실이 아니에요.”

홍 박사는 북러 간 이런 공감대 위에서 북한 군 파병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새로운 병력이 투입됐다면 1차로 참전했다가 부상 또는 사망한 북한 군들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특히 시신이 북한으로 송환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는 모습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는 모습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기자) 북한 군에서 전사자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현재까지 북한으로 시신이 운구되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상을 당한 군인들의 복귀와 관련한 동향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욱 박사는 북러 모두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북한 내부 여론 악화를 의식해야 하는 북한 당국으로선 시신 송환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리히용 북한 노동당 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만났다고요.

2025년 2월 26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고르키 국영 관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리히용 북한 노동당 비서와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 VK@Dmitry Medvedev)
2025년 2월 26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고르키 국영 관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리히용 북한 노동당 비서와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 VK@Dmitry Medvedev)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자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의장인 메드베데프는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VK에 리히용 비서와 회동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메드베데프는 북러조약이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주정책 추구에 대한 공동 열망에 완전히 부합한다”며 이 조약 체결로 북러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와 북한의 무역과 경제 협력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며 양측이 다양한 파괴적 압력에 저항하며 결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민 박사는 양국 간 군사 경제 등 교류협력, 종전 협상, 러시아 전승절 북한 측 참가 문제 등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됐을 수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메시지 교환도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대표단은 통합러시아당 초청으로 지난 24일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리 비서는 25일 블라디미르 야쿠셰프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과 만나 정당 간 협력 강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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