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추가로 군 병력을 파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정보 당국이 밝혔습니다. 1차 파견 병력의 대규모 사상자 발생에 따른 조치로 분석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한국 국가정보원은 27일 언론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추가 파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확한 북한 추가 파병 규모는 계속 파악 중이며, 북한군이 약 한 달간 소강 국면을 지나고 2월 첫 주부터 쿠르스크 전선에 다시 투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북한군 파병 규모는 1천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관계자는 올해 1~2월 중 북한 군 병력이 러시아로 이동했으며 북한은 추가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낼 준비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한은 1만 1천에서 1만 2천 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지만, 올해 1월까지 약 4천여 명이 부상 또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병력 재편과 군사교리에 따른 추가 파병으로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전선에서 전력이 이탈되거나 손실되면 끊임없이 거의 매일이다시피 보충병이 추가돼야 하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사실 이미 1월에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고, 또 그 시점에 즈음해서 인민군이 전선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들, 철수설, 이런 것들이 흘러나왔어요.”

또 북한이 1차 파병 병력의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추가 파병이 이뤄진 것은 러시아의 반대급부가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큰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 이익을 확보하려는 북한 입장에선 정전협정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 정전이 될 때까지 최대한 많은 병력을 보내서 러시아 승리에 기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얻으려 할 겁니다.”

통일연구원의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특수전 보병 병력에 집중됐던 1차 때와는 달리 이번 추가 파병에는 정찰과 전자기전, 기계화 포병부대 등 여러 분야의 병력들이 포함됐을 수 있다면서, 사상자 다수 발생에 따른 보충의 의미를 넘어 현대전 경험 습득 차원에서 계획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종전 협상과 관련해 북한군의 추가 파병은 러시아 입장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홍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해서 지금 전세를 어느 정도 유지만 해줘도 훨씬 더 유리한 국면에서 협상할 수가 있거든요. 러시아와 북한 입장에선 추가 파병이 전혀 손실이 아니에요.”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리히용 북한 노동당 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만났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7일 리히용 비서를 예고 없이 만났다고 러시아 크렘린 궁이 밝혔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