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일본이 유엔 군축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판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핵 자위권을 주장한 가운데 한국은 북러 군사 협력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한일 3국은 26일 북한이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역량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으며,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면서 불안정을 초래하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일훈 참사관] “It is deeply regrettable that the DPRK persists in distorting reality and disseminating false information about its unlawful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The DPRK continues to advance its unlawful ballistic missile capabilities and to escalate its destabilizing activities in a clear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제네바 주재 한국 대표부의 김일훈 참사관은 이날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 마지막날 회의에서 미한일 3국을 대표해 행한 연설에서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현실을 왜곡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를 계속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10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지난달에는 중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핵 공격 위협·북한군 파병·미사일 이전 규탄”
이어 북한이 무책임하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핵 위협을 지속하며, 핵무기 선제 사용을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했으며, 러시아에 치명적인 탄약과 탄도미사일을 이전한 점도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일훈 참사관] “It is the DPRK that has continued its reckless provocations through the launching of ballistic missiles including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last October along with an intermediate range hypersonic ballistic missile last month all in blatant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t has also continued its irresponsible and destabilizing nuclear rhetoric openly threatening the preemptive use of nuclear weapons. Furthermore, the DPRK deployed its troops to Russia and they have engaged in combat against Ukraine in addition to transferring deadly munitions and ballistic missiles to Russia.”
“핵보유국 지위 불허…완전한 비핵화 촉구”
또한 국제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일훈 참사관] “Let it be clea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been consistent and resolute that the DPRK cannot and will never have the status of a nuclear weapon state in accordance with the NPT under any circumstances. We once again call on Pyongyang to abandon its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and return to dialogue for denuclearization.”
그러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폐기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스페인·루마니아도 ‘북핵·대러 군사지원’ 규탄
이날 회의에서 스페인과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비판했습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즈 부에노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우려를 표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자제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대화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에밀 흐레제아누 루마니아 외무장관은 "이란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핵 자위권 주장…비핵화 논의 중단 요구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한반도와 역내 불안정의 근본 원인이 북한에 적대적인 미국과 그 동맹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행위에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주영철 참사관은 1월에는 미한일 연합 공중훈련과 미한 공군 합동 사격훈련이 실시됐으며, 2월에는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됐고, 3월에는 대규모 미한 연합훈련 ‘프리덤 실드’가 예정되어 있다며, 이는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가하는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억지력은 70년 이상 극도로 적대적인 정책을 추구해 온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으로부터 주권과 존립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라며, 핵 자위권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녹취: 주영철 참사관] “DPRK's position of nuclear deterrent is legitimate measures for self-defense to protect its sovereignty and the right to existence from the direct threat from the U.S. which has pursued extremely hostile policy for over 70 years. DPRK's status as a nuclear weapon state is irreversible and will never change. Thus, it is better to stop a nonsensical talking about an outdated and absurd goal of so-called denuclearization which is getting more impossible in terms of practice and conception.”
아울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 규정하며, 이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불가역적이며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없고 비합리적인 비핵화라는 구시대적이고 터무니없는 목표에 대한 무의미한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 이후, 한국은 발언권을 다시 요청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비판했습니다.
강기석 제네바주재 한국대표부 서기관은 "북한으로부터의 모든 무기 조달과 북한의 군사 능력을 강화하는 군사 협력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에 정당성이 있다고 거짓 주장하며 유엔 헌장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노골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가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그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북한과 협력, 국제법 엄격 준수” 주장
러시아는 이날 회의에서 "벨라루스, 이란, 북한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과의 협력은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북한을 포함해 65개 회원국의 제네바 군축회의는 1979년 설립된 세계 유일의 다자 군축 협상 포럼으로, 핵무기와 화학무기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무기 등의 군축과 국제안보, 신뢰구축 등의 문제를 논의합니다.
매년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는 각국의 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해 군축 및 비확산과 관련된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로, 올해는 24일부터 3일 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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