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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한 조선업 협력, 군사적 통합과 동맹 강화에 핵심”


미국 해군 군함이 건조되는 미국 메인주 배스 아이언 윅스 조선소. (자료사진)
미국 해군 군함이 건조되는 미국 메인주 배스 아이언 윅스 조선소. (자료사진)

미국 전문가들은 그간 금기시됐던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발의된 것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의 조선업 협력은 미한동맹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침체된 조선업을 되살릴 수 있고 한국은 미국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문가들 “미한 조선업 협력, 군사적 통합과 동맹 강화에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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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사진 제공 = 주한미국대사관.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사진 제공 = 주한미국대사관.

태평양 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는 20일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과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미국과 한국 양국의 군사적 통합과 동맹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VOA의 관련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만약 통과된다면, 이는 미국, 특히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우리 동맹들, 특히 한국과 일본에 있는 조선업 관련 전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법안”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새로운 건조와 유지∙보수 모두에서 엄청난 지연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해군이 355척의 함선을 보유하려면 이 법안은 그 목표 달성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해군 전력 구조 평가에 따르면, 미국이 해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함선은 355척입니다.

[해리스 전 대사] “If passed, this is a significant piece of legislation that will allow the U.S., particularly the Navy and Coast Guard, to tap into shipbuilding expertise resident in our allies, especially South Korea and Japan. Americas' shipbuilding industry is suffering huge backlogs in terms of both new construction and maintenance. If we are to get to a 355-ship Navy, this will be key to that goal.”

미 상원 ‘동맹 군함 건조 허용’ 법안 발의

공화당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과 존 커티스 상원의원은 지난 5일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과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은 미국과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국가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의 조선소에서 군함이나 관련 부품을 건조하는 방안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은 해안경비대가 동맹국의 조선소에서 주요 선박 부품을 건조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차 석좌는 지난 18일 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조선업 부문을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미국과 한국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위산업 협력 분야 중 하나로 꼽으면서 “조선업은 그동안 미국 동맹과 파트너들에게 사실상 금기시 됐던 분야”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그것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발의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And I think the big headliner here is shipbuilding, right? Something that was really sort of off limits for us allies and partners. (중략) Trump has now put on the table as something where there could be and there has been legislation in the Congress about this particular issue.”

“해양 협력, 미한동맹 강화 핵심 수단”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사 8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사 8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안보 석좌는 이날 VOA의 관련 질의에 “한국은 침체된 미국의 조선업을 되살리기 위한 중요한 동맹”이라며 “해양 협력은 향후 수십 년 동안 동맹을 강화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South Korea is a crucial ally for reversing our sagging shipbuilding capacity, and maritime cooperation can be a central means of tightening our alliance in the decades ahead.”

크로닌 석좌는 “미국은 위험을 줄이고 해군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내 조선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와 한국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어 “투자와 법률, 공동 개발과 유지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양국 조선업 협력 제도화 도움”

브래들리 마틴 랜드연구소 수석정책연구원 겸 국가안보 공급망 연구소장. 사진 = RAND Corporation.
브래들리 마틴 랜드연구소 수석정책연구원 겸 국가안보 공급망 연구소장. 사진 = RAND Corporation.

브래들리 마틴 랜드연구소 수석정책연구원 겸 국가안보 공급망 연구소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법안은 양국의 (조선업 협력) 관계를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확실히 한국은 매우 역량 있는 조선소가 있고, 미국이 그들과 협력하는 것은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틴 소장] “I think it could institutionalize aspects of the relationship. I think that certainly the Republic of Korea has some very capable shipyards and that it would be advantageous for the United States to have access to them.

I also think that it would help to strengthen the industrial base of both countries.”

미 해군에서 30년간 복무하며 잠수함장과 주일미군 작전참모, 합동참모본부 작전분석가를 역임한 마틴 소장은 “한국은 뛰어난 성능의 군함 건조 역량을 입증했다”면서 “다른 동맹들도 비슷한 역량을 갖고 있긴 하지만 한국의 역량은 어떤 면에선 독보적으로 강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미 해군의 필요를 지원할 수 있는 매우 역량 있는 한국 조선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과의 더 강력한 방위 관련 파트너십을 얻게 될 것이며, 이는 군사협력을 넘어서서 방위산업 기반이 더욱 긴밀히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미국에 선박 관련 역량 제공 독보적 입지”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날 VOA에 “한국은 미국과 동맹의 역내 우선 사항을 지원하기 위해 최첨단 선박 설계, 건조 및 수리 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면서 “이는 미국과 한국이 각자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Korea is uniquely well placed to offer state of the art ship design, construction, and repair facilities to support U.S. and allied priorities in the region. This is an area where the U.S. and the ROK can work together closely and cooperatively to their individual and shared advantage.”

“자동화, 우수 인력이 한국 강점”

마틴 소장은 “한국은 상업용 조선업이 매우 발달돼 있다”면서 “이것은 군사 부문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다른 모든 미국의 동맹이나 파트너가 가지고 있지 않은 노동력과 전반적인 역량을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동화된 시스템과 뛰어난 기술 인력을 한국 조선업이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Much of it is automated and South Korea has well trained personnel for its shipbuilding. It's really prepared to do some very significant kinds of shipbuilding. I don't know that South Korea has naval yards that could build US aircraft carriers but certainly large destroyers or those kinds of ships.”

이어 “한국은 확실히 대형 구축함이나 그와 비슷한 함정을 건조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자국 해군을 위해 그렇게 하고 있으며, 미국이 원한다면 미국을 위해서도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핵잠수함 기술 공유보다 재래식 군함 협력”

전문가들은 양국의 군함 건조 협력이 핵잠수함 기술 공유로까지 진전될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재래식으로 무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마틴 소장은 “가능성은 있지만 (양국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가장 큰 분야는 아마도 수상함, 전투함, 보조함 등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잠수함 기술이나 핵 기술이 어느 시점에 공유될 가능성은 있지만, 초기 진입 지점은 더 전통적인 전투함 분야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녹취: 마틴 소장] “I don't know that that's real likely it's possible but I think probably the place where the most, most advantage can be gotten is with the surface ships, combatants and auxiliaries. I don't, of course, it's possible that submarine technology, nuclear technology could get shared at some point but I think the initial point of entry will be more in the conventional combatant realm.”

베넷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방어를 위해 한국은 핵잠수함이 필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재래식 잠수함 건조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태평양에서 한국이 더 큰 역할을 하려면 핵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중요한 건 한국이 태평양 전역 방위 계획에 참여해 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방위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면서 “이제까지 한국은 그런 종류의 지원에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Here the question is, what is South Korea prepared to commit to do? Is South Korea prepared to commit to a Pacific theater defense arrangement that would have it providing defense support to the countries of the Pacific? So far, South Korea has never shown an interest in providing that kind of support.”

그러면서 핵잠수함을 포함한 “모든 것은 한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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