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한 정보 수집이 지난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유엔 인권기구가 밝혔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법적 대응 뿐 아니라 기념 사업과 진실 기록 등 비사법적 대응도 과거보다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 내 책임규명 증진 보고서입니다.
2022년 11월 1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탈북민들의 증언과 각종 자료를 조사한 이번 보고서에서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정보 및 증거 저장소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조사 기간 동안 보존된 정보의 양이 두 배로 증가했다며, 시민사회 단체와 학계, 피해자, 정부 기관이 제공한 자료가 중앙 저장소에 추가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의 공식 명령과 지침, 내부 사진, 법원 문서, 피해자 기록 및 탄원서 등 새로운 증거를 다수 확보함으로써 정보량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민간 단체와 정부 기관 간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인권 책임자 추궁을 위한 국제사회의 사법적, 비사법적 대응이 과거보다 더욱 확대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가별 법적 대응이 증가했으며,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쟁 포로 및 납북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리는 등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 일본에서 재일조선인 북송사업으로 추진된 지상낙원 캠페인의 피해자들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돼 숨진 미국의 오토 웜비어 가족이 북한 자산 220만 달러 압류 판결을 받은 것, 네덜란드에서 북한의 해외 강제노동 혐의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 및 기소가 진행된 것도 주요 법적 대응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6.25 한국 전쟁 포로 및 납북 피해자를 위한 기념관과 전시관이 건립되고, 인권 교육 및 기록 보존 활동이 강화된 것도 이번 조사 기간 동안 강화된 비사법적 분야의 주요 대응으로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한편, 이번 조사 기간 동안 과거와 다른 북한 내 여러 변화가 감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2019년 1047명이었던 탈북자 수가 2023년에는 196명, 지난해에는 181명에 그쳐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고, 과거 인신매매 피해자 등 여성 탈북자가 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북한 남성 해외 노동자들의 근무지 탈출 사례가 증가하는 등 탈북자 수와 탈북 패턴에서 변화가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 감시와 처벌을 담당하는 국가보위부 산하 특별 단속 조직 109 상무의 검열이 최근 크게 강화되면서,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한 감시와 극단적 처벌이 증가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 발표를 환영하면서, 북한 정권이 두려워하는 외부 정보 유입과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잔 숄티 / 북한자유연합 대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VOA와 RFA, 그리고 한국의 방송사들의 활동처럼 북한에 진실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북한에 있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바를 알아야만 북한에 진실을 알릴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과 회원국, 시민사회 단체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한은 인권 침해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배상을 제공하며, 국제 인권 조약을 즉시 비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