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이 세계 모든 문제를 짊어지는 현 상황을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하며 외교 초점을 ‘미국의 이익’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직면한 위협을 언급하며 북한을 ‘불량 국가’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곳에 파트너십과 동맹이 있다”며 현 미국의 외교에 적지 않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미국이 세계 모든 문제 짊어져…우선 순위 다시 정해야”
루비오 장관은 30일 언론인 메긴 켈리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의 임무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곳에서 갈등을 방지하면서도 우리의 이익과 상대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를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외교 본연의 모습이 냉전 종식과 함께 상실됐다며 “이는 우리가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 됐고, 세계의 정부로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맡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국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세계가 단순히 단극적인 힘을 갖는 것은 정상이 아니고 예외적일 뿐”이라면서 “이것이 냉전 종식의 산물이었지만 결국에는 다극 세계, 즉 지구의 여러 지역에 여러 강대국이 존재하는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루비오 장관은 말했습니다.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 마주해”
이 과정에서 북한도 언급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외교 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항상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가능한 한 전쟁과 무역 충돌을 피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지난 세기에 두 번이나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대가를 치른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과장된 표현처럼 들리겠지만 현재 지구상의 생명을 종식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나라가 여러 개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한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결코 국익을 희생하는 방식이 돼선 안 된다”며 “이것이 바로 까다로운 균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외교는 항상 우리가 국익을 위해 일하도록 했고, 외교 정책은 때로는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우리가 이끌리기를 원치 않는 누군가와도 협력하도록 했다”며 “이것이 바로 외교 정책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실용적이고 성숙한 균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 추진 의지 뚜렷
루비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바탕으로 한 외교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 15일 상원에서 열린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이 핵심 국익보다 ‘세계 질서’를 우선시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외교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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