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백악관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가운데, 북한은 핵무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핵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현재 상황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은 물론 비핵화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테렌스 로리그 위스콘신대 교수는 2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테렌스 로리그 / 위스콘신대 교수
“따라서 북한이나 미국 정책이 비핵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비핵화를 정책 목표로 삼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역량과 가능성은 아주 아주 먼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로리그 교수는 또 김 위원장은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만일 정상회담에 다시 참여한다면 실질적인 결과를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의 브라이언 휴스 국가안보회의 NSC 대변인은 28일, 북한 비핵화 목표와 관련한 VOA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찾아가 전망적인 안보위험성에 대비하고, 국가의 주권과 이익, 발전권을 담보하기 위한 핵방패의 부단한 강화가 필수불가결하다고 밝혔다고,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북한 모두 정상회담은 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가자 지구 전쟁 재발 방지, 중국과의 무역 문제, 그린란드 인수 등 다뤄야 할 외교 문제가 많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김정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는 러시아와 새로운 편안한 관계를 맺고 있고, 러시아는 북한이 국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도록 원자재와 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정상 외교를 재개하는 데 특별히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작업 가능성도 나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무부에 정상회담 성공 가능성에 대한 물밑 검토를 지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와 해제, 경제 개발 지원,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대가로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핵무기용 핵 물질 생산 중단 여부를 가늠하려 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또 북한은 분명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인정해야 하지만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면서,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현재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