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년여 만에 서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순항미사일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해상 대 지상 전략 순항 유도무기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발사된 전략 순항미사일은 2시간 5분 가량 1천500km의 비행구간을 타원과 8자형 궤도를 다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는데, 북한이 지난해 1월 2차례 발사했던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불화살의 개량형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27일 VOA에 비행시간이 짧고 수중발사형 미사일을 지상해서 발사한 점을 근거로 아직 기술력이 초기 단계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미사일 방어 연구원
“이 기술은 아직 비교적 초기 단계의 기술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비행 시간이 비교적 짧고, 수중 발사형 순항 미사일을 지상으로부터 발사했다는 사실은 잠수함이 잠수한 상태에서 발사해 작동하는지 확인하기에는 아직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직은 비교적 미성숙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또 북한과 러시아간 잠재적 기술 협력도 우려된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한 뒤 그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비행 거리와 시간만 밝히고 사진 몇 장만으로 공개했을 뿐이라면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반 밴 디펜 /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이 기술은 특별히 까다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다만 성능이 좋은 순항미사일을 만들고 싶다면, 연료 효율이 좋은 소형 터보팬 엔진을 제작할 수 있어야 하고, 개발이 어려운 유도 기능도 탑재해야 합니c다. 물론, 유도 기술은 언제나 도전적인 기술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순항미사일의 회피 유도 역량에도 의문을 나타내면서 관련 역량이 떨어질 경우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어트 체계에 쉽게 격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지형을 피해 다닐 수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것이 물 위를 날아가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예를 들어 패트리어트의 쉬운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시험 발사를 감행한 것에 대해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여러 국제 현안 속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시험 발사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