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 가운데 약 4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1천 명이 전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군의 전투 역량이 크게 약화됐고, 러시아와의 협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영국 국방부 산하 정보국은 24일 사회연결망 서비스 x를 통해 우크라이나전 관련 최신 정보 분석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정보국은 이 자료에서 올해 1월 중순 기준으로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과의 공격 작전 중 약 4천 명의 사상자를 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상자의 약 25%에 해당하는 1천여 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어 총 사상자 수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전투 병력 약 1만 1천 명의 3분의 1 이상이라면서 단기간에 발생한 이 같은 높은 사상자 수는 러시아를 지원하려는 북한군의 공격 작전 수행 역량을 크게 약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또 북한군이 많은 사상자를 내며 일부 전술적 이득을 거뒀겠지만 전략적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상호 운용성 문제를 겪고 있으며, 양국 군대는 공통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 북한 병력은 러시아의 지휘 통제 체계에 통합되는 데도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군 사상자 수에 대한 각국의 평가를 보면 북한군이 처한 전장에서의 큰 어려움과 손실이 예상됩니다.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말 브리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인 북한군에서 약 1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3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군 총 사상자가 3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 회의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4천명에 이른다고 밝혔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북한군 사상자 수 증가는 심각한 전력손실이며, 북한군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군이 러시아의 돌격 전술로 인해 많은 병력을 계속 잃고 있기 때문에 4월까지 심각한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부상을 입지 않은 병사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현승 /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
“1만 1천 명 정도의 규모면 보통 1개 사단을 넘어선 규모로 봅니다. 그런데 30% 가까이 사상자가 났다는 것은, 그 부대의 훈련도나 전투력이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전투가 지속될수록 경험이 쌓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개월만에 30%가 전멸했다는 것은 북한군의 전투력을 단번에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병력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전투 경험을 축적하고 무기를 시험하려는 목적으로 추가 파병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파병이 이뤄진다면 포병 부대를 파견해 각종 포와 미사일 전력을 시험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키릴로 부다노우 군사정보국장은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포병과 탄도미사일 부대를 러시아에 제공할 것으로 관측되며, 러시아 군을 대상으로 관련 무기 사용법 등을 교육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