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가 중요한 당면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 비용 분담은 늘리고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데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한반도 관련 현안을 안준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집권 2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해결할 중요한 도전 과제 중 하나는 날로 고도화하는 북핵 문제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 역량을 꾸준히 개발하고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정확도 등을 높여 온 데다 군사정찰위성 발사에도 성공하는 등 진일보한 역량을 갖췄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와 포괄적 군사 동맹 관계까지 회복해 러시아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과 대화에 나설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꼽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가리켜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다. 우리는 잘 지냈다. 그는 나의 귀환을 기뻐할 것”이라면서 미북 정상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대사를 북한 문제를 포함한 대통령 특별 임무 담당 대사로, 집권 1기 대북 외교 실무자인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으로 지명한 것도 그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최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반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지정학적 여건도 과거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But I just think in early in the administration that the likelihood of that is quite low and also the geopolitical context is much different.”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 변수”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직면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인데,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왔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탄핵∙구속되는 등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선출된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으로서는 중요한 외교∙안보 사안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파면되고, 차기 대선에서 친중국 성향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한 공조에 갈등과 긴장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동맹보다 미국 이익 우선”
안보 측면에선 ‘힘을 통한 평화’와 ‘안보 무임승차 불가론’을 제기하며 한국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도록 압박하는 데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보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미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 만큼 한국이 그에 합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감축을 내세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가진 대담에선 “그들(한국)은 ‘머니 머신(현금 자동 지급기)’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 “They have a money machine. We protect them from North Korea and other people. North Korea is very nuclear. I got along with them very well, Kim Jong-un. But they don’t pay us anything.”
이어 미국이 핵을 가진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해 주고 있는데 한국은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에도 주한미군 감축과 역할 변경 등을 내세워 재협상을 요구하며 한국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다만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도 아시아 대륙에 주둔하는 병력은 주한미군이 유일하기 때문에 실제 병력 감축이나 철수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 혼자만으로는 점증하는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 적대국들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관세 인상∙무역적자 해소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대한 관세 인상과 미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와 쇠락한 자국 산업 육성과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관세와 보조금, 자유무역협정 같은 경제 수단을 사용해 국제 관계를 재구성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윌슨센터 한국센터장은 앞서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과 제조업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센터장] “The Trump administration will be hyperfocused on trying to take and reduce U.S. deficits.”
스탠거론 센터장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막대한 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데 초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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