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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 핵 보유’ 발언에 한국 국방부 “비핵화 지속 추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워싱턴에 있는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식 퍼레이드에 참석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워싱턴에 있는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식 퍼레이드에 참석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언급하고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 일종의 대화를 재개하자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22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됩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북한 핵 보유’ 발언에 한국 국방부 “비핵화 지속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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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북한과 관련해 행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를 소개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해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즉 핵 보유국이라고 부르면서 김 위원장과 잘 지냈고 자신이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일종의 메시지이고 특히 취임 직후 발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합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보유국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등 국제법적 차원에서 핵 보유국 공인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 다만 핵 무장을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임 교수는 또 취임 첫날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재차 언급한 것은 소통 채널을 조기에 복원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북한과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선 가장 기본적으로 북한 체제를 인정해줘야 하고 그리고 특히 북한을 실질적으로 핵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인정해야만이 북한이 대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걸 트럼프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다고 저는 보는 거에요.”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선 북한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떤 해석이 나오나요?

기자)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러우전쟁이나 북한 문제가 취임사에 담기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 문제들이 풀기 어려운 과제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감을 갖고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사안으로 취임사에 담기엔 신중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이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와 별도로 백악관 재입성 첫 날 대화를 재개하자는 메시지로 볼 만한 발언을 한 것은 북한 문제를 러우 전쟁과 연계된 사안으로 보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녹취: 박원곤 교수] “러우 전쟁이 훨씬 더 복잡한 문제이고 어려운 걸 트럼프도 알잖아요. 그런 상황인데 이걸 해결하려면 먼저 북한파병 문제부터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이런 부분들도 트럼프의 인식과 뇌리의 좀 더 중심적 위치로 움직여 갔다고 보는 게 맞겠죠.”

진행자) 김 기자, 북한은 22일 최고인민회의가 열리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에 열리기 때문에 회의 결과가 주목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5일 제34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달 22일에 제14기 제12차 최고인민회의 소집을 결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열리는 것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대미 메시지를 낼 지 또 낸다면 어떤 내용이 될 지 주목됩니다.

북한은 현재까지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2024년 11월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발전-2024 개막식에서 기념연설을 가졌다고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2024년 11월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발전-2024 개막식에서 기념연설을 가졌다고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작년 11월 무기 전시회 연설에서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며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만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집권 1기 미북 협상을 회고하며 대화 재개 관측에 선을 그은 겁니다.

또 김 위원장이 참석한 작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이 천명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날 북한 관련 발언은 북한 측으로부터 기존 태도와는 다른 반응이 나오도록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기자)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드러내고 대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에 적대감을 직접 드러내는 표현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명예교수] “그동안 미국 주도의 규칙 기반 질서라든가 가치를 많이 강조했던 그런 바이든과는 좀 다르지 않겠느냐 그런 기대감을 갖고 있으니까 먼저 뭔가 강한 적대의식을 드러낼 필요는 없을 거에요. 결국 기본적 입장만 제시할 거에요.”

2024년 10월 31일 연례 미한 공중연합훈련 ‘프리덤 플래그(Freedom Flag) 24-1’ 중 F-16, KF-16 전투기가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합참)
2024년 10월 31일 연례 미한 공중연합훈련 ‘프리덤 플래그(Freedom Flag) 24-1’ 중 F-16, KF-16 전투기가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합참)

홍민 박사는 북한이 최근 아시아판 나토, 미한 핵협의그룹, 미한 공중훈련 등을 일일이 거론하고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내세웠다며 안보 불안을 과도하게 증폭시킨 게 미국과 추종세력인 한국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의 반개입주의적 성향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홍민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민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녹취: 홍민 박사] “중국을 포위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데 역량을 집중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일종의 실리주의적 판단, 소위 트럼프식 반개입주의죠, 이 구도를 간파하고 ‘굳이 우리가 이렇게 위협을 북한에 가할 이유가 뭐가 있어’ 라는 일종의 트럼프식 반응을 기대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임을출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대미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이 아닌 행동 즉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 또는 완화할 것을 에둘러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구체적인 의중은 불확실하지만 자칫 미한이 견지해 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포기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지속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미한 양국은 그동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대해 확고하고 일치된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정부는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한 한미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선 그러나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리더십 공백으로 정부의 이런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설명하고 조율해야 할 외교력이 위축돼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025년 1월 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2025년 1월 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이른 시일 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도 추진하고, 외교부와 산업부 장관 등 양국 간 고위급 소통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70여 년간 상호 신뢰 위에서 외교와 국방, 공급망과 첨단기술 등 전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혔듯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한미 동맹의 공동가치를 바탕으로 정책공조가 강화되고 상호 이익이 증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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