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건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취임 첫 날부터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됐는데요. 김시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여러 건의 행정명령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곳의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행정명령 여러 건에 서명했습니다. 첫 번째 장소는 취임 축하 퍼레이드가 열린 워싱턴 DC의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중앙에 마련된 책상으로 내려와 미리 준비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서명에 사용된 만년필을 관중들에게 던지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로 자리를 옮겨 추가로 수십 건의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일일이 서명하며, 각 행정명령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또 기자들의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답변했습니다. 이 장면은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정말 많은 행정명령이 나왔는데요. 주목할 만한 행정명령, 어떤 게 있는지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문제를 다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먼저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됐던 여러 정책이 폐기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협정 탈퇴, 쿠바 테러지원국 해제 취소가 그 중 대표적이고요. 바이든 행정부 때 활성화된 연방 공무원의 ‘재택 근무’를 폐지하는 내용도 행정명령으로 통과했습니다.
그 밖에 불법 이민에 맞선 국경 봉쇄와 불법 이민자 추방, 이민자로 구성된 범죄 집단 철퇴 등 이민 관련 정책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식화됐습니다. 또 성전환자의 군입대를 금지하고, 연방정부가 성별을 ‘남자와 여자’로만 구분하도록 하는 내용도 행정명령에 담겼습니다.
그 밖에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물가 총력 대응 지시, 석유 시추 확대,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내용으로 한 행정명령이 이날 발동됐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수십 건의 행정명령 발동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연설에서 이미 “미국의 완전한 회복과 상식의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며 여러 건의 행정명령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 이민과 물가, 석유 시추 문제 등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연설 당시 박수가 여러 번 터져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박수가 나왔나요?
기자) 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선 기립 박수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식의 약속을 할 때 박수가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참석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추려보면, 먼저 미국의 부활, 미국의 우선주의가 약속될 때 참석자들이 크게 환호했고요. 남부 국경 폐쇄 등이 언급됐을 때에도 박수가 크게 터져나왔습니다. 또 물가를 내리겠다는 약속과 바이든 행정부 때 위축된 석유 시추 재개, 또 남녀 성별 구분을 명확히 하겠다는 다짐에도 같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때 추진된 정책이 많은 것 같은데요? 취임식장에 있던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난감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실상 바이든 전 대통령을 공개 저격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을 보이거나, 때때로 동의할 수 없다는 듯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바로 옆에 앉아있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진행자)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인물들을 살펴보죠. 취임식 사상 처음으로 해외 지도자도 참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외국 정상이 아닌, 워싱턴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초대됩니다. 그런데 이번 취임식에는 관례를 깨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응했습니다. 중국도 한정 부주석을 파견했는데요. 이는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진행자) 한국 측에선 어떤 인사가 참석했나요?
기자) 네,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미국을 찾았습니다. 먼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로 구성된 방미단이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국민의힘 김석기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 등 7명입니다. 또 나경원, 강민국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 차원의 방미 외교단을 꾸렸고요. 홍준표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도 취임식 참석차 워싱턴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기업인 참석자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허영인 SPC 회장, 우오현 SM 그룹 회장 등입니다.
다만 이날 취임식은 북극 한파로 실내 행사로 변경되면서, 행사장에 입장 가능한 인원 수도 대폭 축소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한국 정∙재계 인사들은 대부분 취임식이 열린 의사당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수십 건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 것과 관련한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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