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자신만이 혼란에 빠진 미국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습니다. 이전 행정부에 대한 거친 비난이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공영 ‘PBS’ 방송은 20일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이번에도 1기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전 행정부를 전면적으로 비난하면서 원대한 약속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PBS’ 방송은 이날 “트럼프, 전직 미국 지도자들 공격하며 대대적인 공약 내놓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이라기보다는 연두교서와 같은 정책 목록을 나열했다”고 지적하고 “자신을 국가의 구세주(Savior)로 내세웠다고 평가했습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주요 발언을 소개하며 “워싱턴 DC의 멋진 날”이라며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황금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래리 커들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며 “미국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NBC’ 방송에 출연한 역사학자 존 미챔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관련해 “내가 아는 미국 역사상 가장 당파적인 취임식이 치러졌다”고 말했습니다.
미챔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는 분열을 조장하는 듯했고 특히 축사를 하기 위해 초빙된 종교인들 역시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 같아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미국의 쇠퇴를 끝낼 것이라고 말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혼란에 빠진 국가의 구조자로 자신을 내세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취임사에서 자신만이 살릴 수 있는 무너져가는 국가의 암울한 모습으로 미국을 그렸다”고 평가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와 관련해 “트럼프가 자신을 평화주의자이자 통합주의자로 묘사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의 연설은 극단적으로 당파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취임식은 두 번의 탄핵을 당하고 두 번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고,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020년 선거 패배를 뒤집으로 한 혐의로 기소된 정치적 혼란을 일으켰던 트럼프에게 승리의 귀환을 완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릴 넘치는 새로운 국가 성공의 시대’(Thrilling new era of national success)를 열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을 조사했던 리즈 체니 하원의원 등이 선제 사면된 것을 언급하며 “그들은 유죄로, 매우 나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 것은 자신을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통합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하는 등의 “낙관적인 용어를 사용한 고상한 연설과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관련 사안에 침묵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최근에는 취임 후 6개월 이내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 임무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동시에,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이날 ‘두 번째 취임식과 함께 트럼프 시대 출범’(New Trump era launches with second inauguration)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대선 득표율이 지난 4년 전과 비교해 높았고, 상원과 하원 모두를 공화당이 장악했다며 트럼프의 입지가 훨씬 강해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역임한 션 스파이서가 “2016년 우리가 승리했을 때는 승리 정당성에 즉각적인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며, 사람들이 트럼프의 취임식에 기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 2017년에는 민주당 의원 수십 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이콧했지만, 이번에 트럼프 당선인은 훨씬 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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