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조선이 또다시 러시아 해역에서 발견됐습니다. 러시아에서 유류를 선적할 것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대북제재를 받고 있는 또 다른 북한 유조선은 중국 해상에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지도입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나홋카만에서 남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지점에 북한 유조선 련풍호가 보입니다.
련풍호는 잠깐 위치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져 현재 행방은 알 수 없지만, 러시아 해역에 진입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나홋카만은 최근 몇 개월 간 북한 유조선의 입항이 확인된 보스토치니 항구가 있는 곳으로, 북한은 보스토치니항에서 러시아 유류를 선적해 남포로 운송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북러 양국이 올해 5월 이미 이 한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유조선은 더 이상 러시아를 비롯한 어떤 나라에서도 유류를 선적해선 안 되는 상황이지만, 련풍호를 비롯한 북한 유조선의 러시아 해역 진입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해역에선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이 발견됐습니다.
마린트래픽 지도에는 북한 유조선 남산8호가 현지 시각 1일 중국 원저우 앞바다에서 남하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된 남산8호 등 27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했습니다.
따라서 남산8호는 사실상 국제사회 제재로 운항이 금지된 상태지만, 이날 동중국해에서 유유히 운항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입니다.
현재로선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위원 (지난달 24일)
“북한이 ‘제재의 공휴일’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모두 제재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와츠 전 위원은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 현재 상태에선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가 불가능하다면서 각국의 독자 제재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유류 활동과 관련해 단호한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북러 불법 유류 활동과 관련한 VOA의 지적에 미국은 유엔 안보리 회원국과 협력해 이 문제를 반복해서 제기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는 물론 중국에도 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북한의 행동을 단합되고 분명하게 규탄하는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에 다시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