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공개 회의를 열고 북한의 거듭된 무기 개발과 러시아에 대한 병력 파병, 무기 제공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에도 미국과 한국 등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18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과 비확산’을 주제로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군사 관련 지원을 받거나 핵실험을 실시한 것을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이를 알고도 비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이사국 여러분,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270호는 유엔 회원국이 북한으로부터 무기 관련 물자나 훈련, 지원을 받거나 북한에 이를 제공하는 것을 일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의안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하여 채택되었으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해야 할 우리의 신성한 의무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러시아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능케 하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의 구체적인 사례도 공개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우리는 북한이 지금까지 최소 600만 발의 포탄과 1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2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보낸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 미사일은 이후 우크라이나로 발사돼 키이우와 자포리자와 같은 민간 기반 시설과 인구 밀집 지역에 타격을 가했습니다. 북한은 2024년 후반기에 더 많은 미사일을 러시아로 이전할 준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린필드 대사는 또 북한이 1만1천 명 이상의 북한 군대를 러시아로 파병했다며, 이 같은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로즈메리 디칼로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비롯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 등 다수의 국가들도 북러 군사협력과 끊임없이 이어져 온 북한의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규탄했습니다.
로즈메리 디칼로 / 유엔 사무차장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1만3천 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탄약, 미사일, 포탄을 이전했습니다. 또 다른 언론 보도는 1만 명이 넘는 북한 병력이 10월 이후 러시아로 파병돼 훈련과 장비를 제공받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황준국 / 유엔주재 한국대사
“북한은 미국의 대통령 교체시기에 관심을 끌고 몸값을 높이며, 새 미국 행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도발적인 행동을 해온 전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앞으로 몇 달 내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군사 위성 발사, 심지어 7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각국의 규탄에 즉각 반발하고 나선 러시아와 북한은 서로를 비호하며 비난의 화살을 미국 등 서방국가에 돌렸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 유엔주재 러시아대사
“우리는 안보리가 긴장 상태를 고조시키기 보다는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위험한 교착 상태를 끝내면서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선 서방 국가들이 냉전적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미국과 그 공범자들이 낡은 사고방식을 빨리 버릴수록 안보리는 역내 상황을 더 빨리 성공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회의에 대해 안보리가 국제사회의 중요한 임무를 방기하고, 미국의 정치적 압력 도구이자, 불길한 여론을 확산시키는 선전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인 지정학적 이익 추구를 위해 불법적인 회의를 소집한 점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안보리는 북러 군사협력이나 최근 이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결의안 채택이나 의장성명, 또는 언론성명 등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