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새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북한군 8천명이 최전선 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구체적 정보에도 러시아는 북한의 파병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러시아의 요청으로 31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 측은 새로운 북한 파병 정보를 제시하며 러시아 대표부를 추궁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군 8천 명이 최전선 지역에 배치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
“우리는 방금 몇 분 전에 쿠르스크주에 북한군 8천 명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습니다. 러시아 동료에게 정중하게 묻겠습니다. 러시아는 여전히 러시아에 북한 병사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겠습니까?”
미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공식 석상에서 북한군의 구체적 병력 규모와 최전선 주둔을 확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안나 옙스티크네예바 유엔 주재 차석대사는 고개를 저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인정하게 않겠다는 의사 표시였습니다.
우드 차석대사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은 북한 무기 조달과 군사 협력 제공을 금지하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미국 외에도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규탄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은 수천 명의 젊은 병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불법적인 거래를 추구하는 데서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본성이 드러난다고 비판했고, 일본도 북한군 파병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상진 / 유엔주재 한국 차석대사
“러시아는 무고한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정당성 없는 전쟁을 일으켰고, 국제법과 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해 온 악명 높은 불량 정권으로부터 외국 군대를 데려와 이 전쟁을 지속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리야 다카유키 / 유엔주재 일본 대표부 공사
“우리는 북한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임박한 위험을 포함해, 유엔 헌장 등 국제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 관련 상황을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계속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회의 모두 발언에서 북러 군사 협력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외국 용병들로 군대를 가득 채우며 우크라이나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전날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군 파병 사실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의 사례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강변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