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안보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가 연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 나라들이 북한을 규탄한 가운데 미국은 ‘아시아판 나토’ 창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14일 속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이치카와 토미코 일본 군축대사는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의 진전과 함께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히고,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치카와 토미코 / 일본 군축대사 (지난 14일)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의 진전과 함께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결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치카와 대사는 그러면서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지키고 핵확산금지조약 NPT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안전조치를 완전히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벨기에와 루마니아, 포르투갈, 리투아니아 등 유럽연합(EU) 나라들도 일제히 북한에 대한 우려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리 아델라이데 마테예 유엔주재 벨기에 1등 서기관은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외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 비핵화 개념은 종결된 문제라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마리 아델라이데 마테예 / 유엔주재 벨기에 1등 서기관 (지난 14일)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서 제외됐다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불법이며,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부여받지 못한 지위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탄도미사일과 그 외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대가로 NPT를 훼손하겠다는 것이 현재 러시아의 근시안적인 태도의 특징입니다.”
코넬 페루타 유엔주재 루마니아 대사 역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진전은 또 다른 큰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모든 지원은 출처를 불문하고 안보와 글로벌 비확산 체제의 전반적인 틀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과거 주장을 되풀이하며 반발했습니다.
북한 대표 (지난 14일)
“우리의 핵무기는 70년 이상 지속된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이제 막 만들어졌고, 존재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핵 위협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낼 뿐입니다. 북한은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고, 미국이 주도하는 핵 기반 군사 연합체의 계속되는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라는 것도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날 브루스 터너 미국 군축대사는 ‘발언권’을 요청해 중국을 비롯한 일부 나라들이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지적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터너 대사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 동맹과 그곳에 주둔하는 군대는 역내 안정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미국은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를 만들 의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남중국해와 한반도에서 점점 더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국가들에 대응해야 하며 그 지역에서 우리의 군사 태세는 안정적이고 방어적이며, 역내 배치된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도 그 수가 적고, 순전히 재래식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