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을 통해 역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경제와 사회 문화,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같은 발전은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한 협력만으로는 한반도 안보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이 정상회의를 통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안보와 첨단기술 분야를 포함한 경제, 또 사회 문화 등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국경을 넘어 역내 공동 도전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한국이 인도태평양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윤 대통령의 공약 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한국이 처음으로 발표한 지난 2022년 12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봤던 것처럼 말이죠.”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한국과 아세안이 북한 문제 뿐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와 경제, 사이버 안보,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 의제가 구체적으로 다뤄진 점에 주목하면서 한국이 역내에서 역할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VOA에 한국과 아세안이 양측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은 한국이 이들과 경제-외교 영역을 넘어선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필즈 위스콘신주립대 동아시아학연구소 부소장은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 분야 협력 강화를 주목했습니다.
데이비드 필즈 / 위스콘신주립대 동아시아학연구소 부소장
“이번 조치는 지난 20년간 한국이 아세안과 외교적, 경제적으로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걸어온 길의 또 다른 단계라고 봅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앞으로도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역 및 경제 파트너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단순히 한반도에만 집중해서는 안보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점도 이번 아세안과의 협력 확대에서 눈여겨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이 단순히 한반도에만 집중해서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불법 활동을 막고, 북한이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중 일부는 범죄자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한국은 첨단 전자제품이나 특수 소재, 주요 광물 등 북한의 무기에 필요한 것들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여러 나라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어한다며, 아세안과의 안보 협력 확대도 이런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한-아세안 공동성명에서 두드러진 또 한가지 특징으로 ‘남중국해 문제와 항행의 자유’를 포함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 안팎의 ‘평화와 안정, 안보, 안전, 항행의 자유’에 대한 모든 당사국의 약속은 한국이 이 첨예한 분쟁 해역의 영토 및 법적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역내 더 큰 역할을 하고 더 많은 기여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