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조 담배 제조 및 판매를 도운 혐의로 미국 정부 의해 최근 기소된 중국인이 북한을 위해 허위 선적과 자금세탁, 제재 우회에 적극 나섰다고 미국 법무부가 밝혔습니다. 대금 지급 과정에서는 한국어로 소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최근 북한이 위조 담배 제조와 판매를 통해 약 7억 달러를 벌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진광화 사건의 형사 고발장을 공개했습니다.
법무부가 제출한 고발장에는 중국 랴오닝성 출신인 진광화를 비롯한 공범자들이 위장 회사를 설립해 북한의 국영 담배 회사들과 불법 금융 거래를 하고, 제재를 회피하며,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자금을 세탁한 혐의가 포함됐습니다.
또 진광화와 공범자들은 ‘위니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의 위장 회사를 통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국영 담배회사(NKTC)와 약 8천430만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위니 엔터프라이즈가 최소 11개의 은행 계좌를 사용해 2008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336건의 미국 달러 거래를 수행한 사실도 범죄 목록에 적시됐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담배와 기타 물품을 북한에 제공하면서 허위 선적 기록을 사용해 물품을 밀수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 중계 은행들을 속여 제재를 피했습니다.
특히, 2019년 7월에는 위니 엔터프라이즈의 한 직원이 진광화에게 북한 국영 담배회사에 지급된 대금과 관련된 문제를 보고하기 위해 한국어로 설명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이메일에는 2019년 3월부터 5월까지 이뤄진 총 6건의 송금 내역이 담겨 있으며, 그 과정에서 대금 지급 수단이 달러화로 명시됐고, 불법 송금이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중국 랴오닝성 출신인 진광화가 회사 업무와 관련해 한국어로 소통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그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거나 또는 한국계 중국인 즉 조선족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법무부는 진광화가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깊이 관여한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그가 미국의 제재와 금융 규제에 따라 북한 고객을 위해 사전 허가 없이 미국 달러 거래를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진광화의 이메일 기록을 조사한 결과 자신이 설립한 위장회사 위니 엔터프라이즈가 미국 정부에 의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의 조선광선은행KKBC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 씨는 북한 은행원 심현섭, 중국인 친궈밍, 한린린 등과 공모해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의 위조 담배 상품을 제조·판매해 불법 수익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호주에서 미국으로 송환돼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법정에 처음으로 출두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의 담배 판매는 당 핵심 엘리트들의 충성심을 유지하고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한 비자금 등 북한 정부로 흘러 들어간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유죄가 확정되면 진 씨는 은행 사기로 최대 징역 30년, 국제긴급경제권한법 위반으로 징역 20년, 자금 세탁으로 징역 20년의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 FBI은 공범인 심현섭에 대한 제보는 500만 달러, 중국인 친궈밍과 한린린에 대한 제보에 대해서는 5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이들을 쫓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