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탈취한 가상 자산을 몰수하기 위한 법적 조치에 돌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범죄행위를 처벌하고 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 법무부가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 라자루스가 탈취한 267만 달러 이상의 디지털 자산, ‘비트코인’과 ‘테더’를 회수하기 위해 2건의 민사 몰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지난 2022년과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암호화폐 도난 사건인 데리빗과 스테이크 닷컴 해킹 사건 등 두 건의 주요 해킹을 대상으로 제기됐습니다.
특히 두 해킹 범죄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관련 법 집행기관이 이들 가상자산을 추적하고 동결 조치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 소송과 관련해 법무부는 북한 라자루스 그룹이 지난 2022년 11월 암호화폐 거래소인 데리빗을 해킹해 탈취한 2천8백만 달러 중 약 170만 달러 상당의 테더를 토네이도 캐시를 통해 세탁한 사건을 추적하던 중 이들이 관리하던 약 169만 4천395 테더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커들은 당시 데리빗의 가상 지갑에 접근해 자산을 탈취한 뒤 이를 이더리움으로 전환했고, 이를 믹싱 서비스인 토네이도 캐시를 통해 테더로 다시 바꾸는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소장에서 사이버 보안 커뮤니티에서 라자루스와 APT38로 알려진 북한 군사 해킹조직의 일원이 관리하는 5개 암호화폐 지갑 주소에서 피고의 자산을 압수했다면서, 현재 FBI가 보관 중인 자금은 미국 연방보안관국으로 이관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소송은 지난해 인터넷 암호화폐 도박 사이트인 스테이크 닷컴에서 총 4천1백만 달러 상당을 북한이 해킹한 사건에 관한 소송으로, 이 중 FBI가 압수한 약 97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회수하기 위해 제기됐습니다.
이번 몰수 대상으로 지목된 계좌는 모두 8개로 미국 정부는 소장에서 미국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업체 ‘브릿지 원(Bridge-1)’이 관리하고 있던 비트코인 지갑 주소에서 자산을 압수해 역시 현재 FBI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범죄자들이 불법 활동에 사용하거나 불법 활동을 통해 취득한 재산을 박탈해 범죄 행위를 처벌하고 억제하며, 법 집행 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무엇보다도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피고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몰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닉 칼슨 / 암호화폐 분석 정보업체 TRM 랩스 분석관
“두 해킹조직이 훔친 돈을 테더나 비트코인 같은 중앙화된 가상 화폐로 교환할 때 자산 동결을 통해 수천만 달러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부 기간 간 협업과 정부 및 민간 부분 내 협력이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월 공개한 ‘불법 금융 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2022년 가상 자산 탈취로만 7억 2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밝혔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제재로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이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을 위해 가상 자산 사업자와 기타 금융 기관 등에 대한 사이버 절도 등 불법 활동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