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대로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생산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정치적 용어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10일 VOA에 핵무기 생산을 늘리려면 먼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과 같은 핵물질 생산을 늘려야 한다며,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원자로의 수와 종류, 고농축 우라늄 생산 가능 농축 공장의 수와 역량에 있어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핵무기 제조에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외에도 전자 부품과 특수 재료, 고폭약 등 다른 많은 것들이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이 연간 10개 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면 놀랄 것이며, 모든 자원을 투입한다면 15개까지 제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늘리기 위해서는 핵무기의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보유하고 있지만 원심분리기 제조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변의 경수로가 본격 가동될 경우에는 생산 역량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특히 러시아가 북한을 도울 경우 고농축 우라늄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은 아주 작은 원자로 외에는 원자로를 가동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 1년 정도 경수로를 가동했고, 시간이 지나면 이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이 생산될 것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역량입니다. 또 러시아가 북한을 돕고 있다면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는 더 많은 역량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핵무력 증강을 계속 공언하는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해 7차 핵실험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반 밴 디펜 /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
“몇 년간 여러 전문가들이 어떤 사건이 북한의 핵실험을 유발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기술적으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기해야 합니다. 다만 다음 실험이 언제일지 어떤 식으로든 암시하는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김정은이 미국의 위협을 자신의 핵 확장 계획의 근거로 든 것은 매우 공허하며,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수년 동안 미국과 국제사회에 말해왔던 핵보유국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제재 해제를 원한다며, 미한동맹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미군을 철수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