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개최되는 79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인권 유린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촉구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자유롭게 말하거나 이동할 권리조차 없다는 사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일 공개된 제79차 유엔총회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17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담았습니다.
보고서에는 특히 북한에 대한 15개 권고사항이 포함됐는데, 첫 번째 권고사항으로 인권 침해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조사와 기소, 재판 회부 조치, 또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해서는 인권 침해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보장할 것과 인권 유린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모든 정치범에 대한 석방과 정치범 수용소 해체, 정치적인 의견이나 사회적 배경을 이유로 한 자의적 체포와 투옥 중단, 그리고 국제법에 위배되는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 종식과 공정한 재판과 독립적인 사법부 확립을 위한 조치, 모든 감시 체계가 정치적 억압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할 것 등도 권고사항으로 명시됐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일부 부문에선 오히려 악화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조사 기간에 북한에서 표현과 정보, 사상, 양심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북한이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한 더 엄격해진 처벌을 그 사례로 들었습니다.
또 중국 내 탈북자 강제 송환과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북한 정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계기로 국경을 봉쇄한 2020년부터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등은 북한에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요구하고, 동시에 국제사회에는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지난 6월 안보리 북한 인권 회의)
“자국민의 복지 대신 무기를 선택하는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안보리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도 그와 같은 용기를 보여야 합니다. 북한의 뻔뻔스러운 만행에 정면으로 맞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평화와 안보,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그것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나은 미래와 우리 모두를 위한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오는 10일 개막하는 유엔총회 새 회기에선 예년처럼 북한 인권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도 이 같은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난하면서 또다시 반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방광혁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주장은 오만하고 비열한 목적을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인권 문제를 날조함으로써 북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