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예정과 달리 19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습니다. 미국 정부는 양국 간 협력 강화 추세에 큰 우려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현지시간으로 19일 새벽.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당초 예정보다 늦게 평양 공항에 도착했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습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9개월 만에 이뤄진 푸틴 대통령의 답방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러 협력 심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한반도 평화 안정과 국제 비확산 체제 지지,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및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크게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양국 협력 강화 대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한 해법이 외교적 관여임을 김 위원장에게 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 / 미국 백악관 대변인
“우리는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한 해법은 정치-외교적 수단이라는 점을 모든 당사국이 재확인할 것을 촉구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미국 국방부도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으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어떤 협력들이 이뤄지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의 평화 안보 증진을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 미국 국방부 대변인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불법적이고 이유 없는 전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 주시할 것입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러 협력 강화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북한과 이란, 중국이 계속 러시아를 지원해 전쟁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대러 지원 종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중국의 공언이 진심이라면 러시아의 전쟁 무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란과 북한 같은 국가들이 제공하는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푸틴의 북한 방문은 러시아가 북한, 중국,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들과의 협력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는지, 또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 경제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파트너인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북러 협력 강화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안보가 서로 긴밀히 연계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두 대륙이 이 같은 도전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