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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확성기 방송 ‘진실’ 알려…북한 군인 ‘K팝·뉴스’ 반겨


[VOA 뉴스] 확성기 방송 ‘진실’ 알려…북한 군인 ‘K팝·뉴스’ 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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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한 가운데 북한의 상황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군 출신 탈북민들은 확성기 방송의 긍정적 역할이 많다면서 특히 북한 장마당 세대 군인들은 K팝과 뉴스를 크게 반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한국 정부가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한 가운데 북한의 상황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군 출신 탈북민들은 확성기 방송의 긍정적 역할이 많다면서 특히 북한 장마당 세대 군인들은 K팝과 뉴스를 크게 반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녹취: 대북 확성기 방송) “북한 동포 여러분! 여기는 자유의 소리 방송입니다. 이 종소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희망을 알리는 종소리입니다.”

한국이 지난 2011년 대북 확성기를 통해 북한에 방송했던 ‘자유의 소리’ FM 방송의 일부입니다.

북한군 출신 탈북민들은 정보의 사각지대인 최전방에서 10년 동안이나 복무를 해야 하는 북한 군인들에게 확성기 방송은 단비와도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하늘 / 2012년 비무장지대(DMZ) 넘어 한국 망명
“잠복근무 나가면 심심하진 않았다. 그런 얘기를 했었고요. 그런 것들이 북한 군인들한텐 긍정적으로 들립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아이유라든가 가수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북한의 군인들은 최전방에서 한국의 문화를 조금씩 접하는 거죠.”

DMZ를 넘어 한국에 망명한 북한군 병사들 가운데는 ‘소녀시대’ 등 한국의 유명 걸그룹 노래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000 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통해 2020년 망명
“제가 (총알을) 다섯 발씩 맞으면서 그것도 대한민국으로 귀순하게 된 이유는 ‘자유’ 그 두 글자 때문에 귀순하게 됐고요. 그 자유가 저한테 너무도 소중했고. 한국은 24개월에서 18개월 군 복무이고 저 같은 경우는 8년 차, 군 복무를 하다 왔는데, 그런 것을 보면 (북한은) 젊음의 자유도 보장이 잘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됐습니다.

당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1962년 휴전선 일대에 확성기를 먼저 설치하자 맞대응으로 시작했고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채택으로 중단됐다가 1983년 북한 정권의 아웅산 폭탄테러 이후 재개됐습니다.

이어 2004년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된 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한국군 장병 2명이 크게 다친 2015년 목함지뢰 사건, 이듬해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로 방송은 재개됐습니다.

그러다 2018년 4월 판문점선언 이후 지금까지 방송은 중단됐습니다.

한국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출력 스피커를 장착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청취 거리가 10~30km에 달합니다.

성능이 약해 한국군 진영에서 소리가 윙윙거리며 잘 들리지 않는 북한의 확성기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방송 내용은 2017년 당시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100여 곡의 노래와 일기예보, 국제뉴스 등 다양한 소식이 하루 8시간 정도 송출됐습니다.

북한 최전방 출신의 탈북민 J 씨는 VOA에 한국의 노래를 듣고 이등병에 해당하는 ‘상등병의 편지’가 북한 군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었습니다.

북한 군인들의 인권 문제를 다룬 책을 올가을 영문으로 출간할 예정인 북한 공병 군단 출신 엄영남 씨는 확성기 방송은 북한 군인들에게 남한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하는 강력한 무기이자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엄영남 / 북한 공병 군단 출신
“영향력이 크죠. 체제 선전하고 욕하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뉴스를 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날씨, 스포츠 경기 같은 거. 예를 들어 올림픽에서 북한이 이기고 지고. 북한은 이긴 경기만 내보내거든요. 이런 것을 통해 뉴스를 전달하니까. 신뢰를 하기 시작한단 말이에요. ‘아 저거 거짓말이 아니구나.’ 군인들이 신뢰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에 김정은을 안 믿고 남한을 더 선호하게 될 수도 있는 현상이 있기도 하고. 실제로 그래서 넘어온 사람도 있고. 심각한 거죠. 북한 정권 입장에선.”

남북한 군인들의 상황 등을 비교하는 유튜브 채널 ‘북시탈’을 운영하며 최근 북한군 병사들의 실상을 담은 단편영화 ‘두 병사’를 제작한 정하늘 씨는 장마당 세대는 외부 세상에 훨씬 관심이 많다면서 한국이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하늘 / 2012년 비무장지대(DMZ) 넘어 한국 망명
“정부가 그렇게 강력하게 거부하고 싫어하는 이유는 그게 엄청난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개한다면 계속 지속적으로 하면 좋겠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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