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두 가족의 필사적인 탈출 이야기를 그린 다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미국 내 600개 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미국 극장이 탈북민을 소재로 한 영화를 이렇게 많이 개봉한 것은 처음인데, 제작진과 탈북민 주인공은 북한 주민들의 실상과 목소리가 미국인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편집: 이상훈)
가난과 인권 탄압을 피해 북한을 필사적으로 탈출한 두 가족.
아내와, 두 딸, 그리고 장모님을 모시고 북한을 탈출한 노 씨는 가족과 함께 1만 2천 km가 넘는 길고도 험난한 여정을 지나 그토록 바랐던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이소연 씨 가족은 10년 넘게 헤어졌던 17살 아들을 탈출시키는 도중에 아들이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북송되면서 모두 행복한 삶을 살려고 했던 그의 소망은 사라졌습니다.
탈북민 두 가족의 북한 탈출과 애환, 그들을 구출하려는 한국 목사의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23일 미국 내 600여 개 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미국 공영방송인 NPR과 경제 전문지 포브스,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많은 매체들이 이 영화의 개봉 소식과 함께 탈북민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을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매들린 개빈 감독은 개봉 기간이 24일까지 이틀뿐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영화를 통해 미국 사회에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매들린 개빈 / ‘비욘드 유토피아’ 감독
“우리의 바람은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져야 합니다. 북한 내 그들의 삶의 실상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만난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미국과 영국을 투어 중인 주인공 이소연 씨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북송 후 혹독한 고문을 받은 뒤 북한의 악명 높은 14호 개천관리소에 수감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소연 씨 / 탈북민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
“엄마랑 살고 싶다는 게 죄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마 저도 김정은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정말 가능하다면 러시아 푸틴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된(회부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처럼 김정은을 독재자 김정은 그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세울 수만 있다면 또는 김정은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저는 제가 활동하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는 것, 싸워주는 것이 아마 우리 아들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기독교 시민사회단체인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은 이 영화의 개봉을 맞아 24일 워싱턴 인근의 한 극장에서 회원들이 단체 관람한 뒤 탈북민 소식을 미국 사회에 적극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