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원의원들이 의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중국 당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제기하며 영국 정부의 대처 방안을 물었습니다. 영국 정부의 고위 관리는 탈북민 강제북송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영국 의회에서 19일 중국을 주제로 한 대정부 질의가 진행됐습니다.
국무상을 지낸 휴고 스와이어 상원의원은 이 자리에서 중국 당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인권과 신장 위구르족, 티베트 문제 등 중국이 국내 문제로 치부하며 반대 의견을 봉쇄하는 인권 정책의 모든 측면에 대해 중국을 강력히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휴고 스와이어 / 영국 상원의원 (전 외무부 국무상)
“중국은 지난 9일 월요일에 600명이 넘는 탈북 난민들을 북한으로 송환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600명 이상의 탈북민 중 (그나마) 운이 좋은 사람들은 강제 수용소에서 고통받고 있을 것입니다. 운이 나쁜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의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도 타리크 아흐마드 외무부 국무상에게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기해 중국을 압박할 것이냐고 질의했습니다.
데이비드 알톤 / 영국 상원의원 (북한 문제 초당파 의원 모임 공동의장)
“저는 지난주 중국이 1951년 유엔 난민협약을 위반하고 북한인들을 강제북송한 데 대해 아흐마드 국무상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역설적으로 중국이 불과 며칠 전에 이사국으로 다시 선출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우리가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에 나선 아흐마드 영국 외무부 국무상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인권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타리크 아흐마드 / 영국 외무부 남아시아·유엔·연방 담당 국무상
“탈북민들에 대한 지적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 문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 점은 당연합니다. 이런 행위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기본적 인권에 대한 음흉한 위협입니다.”
아흐마드 국무상은 또 영국이 지난 4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북한에 건설적인 참여를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은 18일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지난 20년간 지속해 온 강제 송환의 오랜 관행을 중국 정부는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가 지난주 강제북송한 탈북민 600명 중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로 심지어 갓난아기까지 포함돼 있다면서 이들은 현재 투옥과 고문, 강제수용소 구금, 심지어 처형까지 당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가 중국 당국과 외교적 대화를 시작하고, 중국이 탈북 난민을 북한으로 송환하는 대신 제3국으로 추방해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