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많은 탈북민들이 팔레스타인을 비난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같이 느끼는 탈북민들의 감정은 팔레스타인과 매우 가까운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직후,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 계정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들에 의해 끌려가는 이스라엘 여성 인질의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은 종교 교류 등을 위해 이스라엘을 여러 번 방문했던 탈북민 지현아 작가가 올린 것입니다.
지현아 작가는 그러면서 하마스가 아닌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 난민 1호인 데보라 최 씨 등 미국거주 탈북 여성 기독교인 3명은 최근 기독교 성지인 이스라엘을 방문했다가 전쟁 발발 하루 전인 6일 현지에서 출국해 가까스로 화를 면했습니다.
데보라 최 / 미국 탈북난민 1호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들 이방인으로 나가서 자기 나라에서 쫓겨나서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다시 이스라엘로 와서 이렇게 나라를 찾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게 조금 북한과 탈북민들이랑 비슷한 상황에 있어서 저희들이 직접 이 땅에 와서. 북한 땅을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
북한 농업과학원 연구원 출신으로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을 하는 이민복 대북풍선단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정권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등을 언급하면서 이번 전쟁은 하마스의 기습 의지를 꺾어 놓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15호 요덕관리소 수감자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도 폭력집단, 독재집단은 소멸되지 않으면 결국 언젠가는 화근이 되어 돌아온다며 이스라엘을 옹호했습니다.
북한 고위 관리 출신으로 수년 전 서방세계에 망명한 한 인사는 9일 VOA에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 의장이 평양을 여러 번 방문하는 등 북한과 팔레스타인은 오랫동안 매우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하마스에 대한 탈북민의 비판은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전직 북한 고위 관리
“이스라엘은 북한이 볼 때는 적대국이란 말이에요. 미국 등 서방세계와 동맹관계 또는 유대관계를 맺는 나라는 다 북한에 적이란 말이에요. 그러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았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팔레스타인은 자기 조국을 찾기 위해 투쟁하는 정의로운 조직으로 본단 말이에요. 우리의 편이다. (북한) 우리 정의의 편에 서 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은 1966년 평양에 PLO 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아라파트 의장은 1970년대에만 평양을 6번 방문했습니다.
또 북한 정부는 김일성 주석을 ‘형님’으로 불렀던 아라파트 의장이 2004년 사망하자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보당국,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하마스에 대한 북한의 땅굴 기술 전수, 무기 판매 의혹 등을 제기했었습니다.
탈북민들은 과거 독일 나치 정권에 희생된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유대인들의 아픔은 북한 정권에 의한 참혹한 인권유린을 피해 탈출한 탈북민들과 비슷하다며, 유대인들도 탈북민들의 이런 상황에 공감을 많이 표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