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의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중국 영해 인근에 정박해 있다는 보도를 최근 전해드렸는데, 이 유조선이 결국 중국 영해에 진입한 사실이 다시 포착됐습니다. 유엔 제재에 따라 입항이 금지되고 위반 시 억류가 돼야 할 선박인데, 최근 대북 제재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온 중국이 실제로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지난 2018년 2월 촬영한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입니다.

오른쪽 선박이 천마산호인데, 제제 위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심야 시간에 불법환적을 하다 카메라에 포착된 것입니다.

천마산호는 당시 중국 상하이에서 동쪽으로 약 250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에서 몰디브 선적 유조선 신유안 18호와 불법 환적을 했고, 바로 다음 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이 선박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이번에는 중국해역에 진입한 상황이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천마산호는 현지시각 3일 새벽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18km 떨어진 해상에 머물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30일 천마산호가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중국 영해 밖에 정박한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이후 천마산호는 2일 새벽 북상을 시작하더니 곧바로 중국 본토에서 약 18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것입니다.

한 국가의 영해는 국제법상 12해리, 약 22km입니다. 따라서 천마산호는 지난달 말까지 중국 영해 밖에 머물다가 지금은 중국 영해 약 4km 안쪽까지 들어온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천마산호 등 선박 27척을 제재했습니다.

특히 천마산호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에 들어가든 자산동결과 입항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고 명시됐습니다.

자산동결이나 입항금지, 혹은 선적취소 등의 단일 조치만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수위가 높습니다.

이에 따라 천마산호는 중국해역에 진입할 수 없고, 만약 진입한다면 중국 정부는 곧바로 자산동결, 즉 선박에 대한 억류 조치를 해야 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결의로 북한에 연간 정제유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했으며, 북한은 이를 위반하면서 지속적인 불법 환적 등으로 정제유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VOA는 천마산호와 함께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지성 6호가 지난 8월 중국 영해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중국 정부는 당시 지성 6호의 중국해역 진입을 금지하지 않았고 선박을 억류하지도 않았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의 위법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지 문의한 상태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