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스스로 북한으로 넘어갔던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 북한에서 석방돼 미국으로 신병이 인계됐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킹 이등병의 송환을 대가로 북한에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북한은 미국이 아니라 스웨덴을 통해 이번 사안을 협의했다면서 미북 간 대화 돌파구 가능성에 선을 그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 국무부는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 7월 자진해서 북한으로 넘어갔던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 석방돼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매튜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
“미국은 오늘(27일) 북한으로부터 트래비스 킹 이병을 인계받았습니다. 킹 이등병은 북중 국경으로 옮겨져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에게 신병이 인계됐습니다.”
킹 이등병은 지난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을 견학하다가 스스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으며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킹 이등병을 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킹 이등병이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북한으로 넘어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71일 만에 석방한 것입니다.
국무부는 이번 송환을 위해 미국의 이익보호국 역할을 한 스웨덴 정부와, 킹 이등병의 통행을 용이하게 해 준 중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번 송환을 계기로 미북 간 대화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매튜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
“우리는 처음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갔을 때 여러 번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직접적인 접근을 거부하고 스웨덴과 대화했습니다. 스웨덴이 우리와 대화하며 협상을 도왔습니다. 이것이 (미북 외교에 대한) 돌파구의 신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이번 송환 과정에서 북한 측이 요구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무엇을 요청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우리는 그의 송환을 보장받기 위해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킹 이등병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경찰차 문을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올해 2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되는 등 문제를 자주 일으켰으며, 이후 벌금을 내지 않아 48일간 국내에서 노역을 하고, 미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7월 17일 미국 텍사스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에서 사라진 뒤 다음 날 JSA 견학 도중 스스로 월북했습니다.
한편 킹 이병은 신병 인계 직후 국무부 전용기로 한국 오산 주한 미군 공군기지로 이동한 뒤 미국행 비행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도착 후 국방부의 조사를 거쳐 군무 이탈과 월북에 대한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