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의 국경개방이 임박해지면서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미국 의회 의원과 시민단체들이 탈북민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열고, 이들은 강제북송 위기에 몰린 중국 내 2천여 탈북민들을 구출하자면서 중국 정부와 시진핑 주석을 향해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편집: 이상훈)

미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탈북민들이 최근 결성한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미국 시민 연합’이 23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장기간 닫혔던 북중 국경이 최근 열릴 조짐을 보이면서 강제북송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2천 600여 명의 북송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 중진으로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와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중국 정부를 향해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크리스 스미스 의원 / 미국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
“우리는 중국 대사관, 더 나아가 시진핑 주석에게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호소합니다. 당신은 국제법(유엔 난민협약과 의정서)에 동의했으니 준수하기 바랍니다. 북한 정권이 탈북민을 '모두 돌려보내라'고 할 때 이에 굽히지 않는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스미스 의장은 또 중국이 유엔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한 국가로서 의무를 지켜야 한다며 탈북민이 북송되면 끔찍한 인권 침해에 직면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스미스 의원은 행사 후 VOA에 지금까지 중국 대사관 앞 인권 규탄 집회는 여러 번 참석했지만 탈북민 관련 집회는 처음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크리스 스미스 의원 / 미국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
“미국은 훨씬 더 강력해야 합니다. 국가로서 (강제북송) 성명을 발표하겠지만 우리는 영향력이 있습니다. 무역 정책이 있습니다. 국무부와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 대해 훨씬 더 단호하고 정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사 주최 측은 중국이 다음 달 23일 개막할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국제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탈북민들의 북송을 막을 적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중인 목사 / 워싱턴 통일광장기도회 대표
“지금 감옥 안에 있는 여러분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정말 못 먹고 그리고 생존의 위험과 인권의 문제 때문에 여러분은 자유를 찾아서 나온 죄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든 미국 시민은 이 일에 대해서 여러분이 무사히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이 자리로 나올 것입니다.”

이날 집회에는 탈북 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은 뒤 지난 2009년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 저스틴 서 씨도 참석해 중국은 악이 아닌 선을 선택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저스틴 서 / 미국 정착 탈북 난민
“왜 당신들은 여전히 비인간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까? 당신들은 문명화되었다면서요. 문명국이라면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선과 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악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연쇄 살인범보다 더 나쁜 짓입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행사 뒤 중국 대사관 앞을 행진하며 탈북 난민을 구출하자고 외쳤습니다. 이들은 중국이 탈북민 강제 북송을 멈출 때까지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