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중국에서 위스키와 와인 등 고급 주류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이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굶주리는 상황에서, 특정 계층은 고급 주류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평양 백화점 주류 매대에 있는 위스키 등 고급술입니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특정 계층들만 주로 구입해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 북한은 이 같은 고급 주류 약 550만 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사들였습니다.
위스키와 보드카 등 증류주 수입액이 355만 9천 달러에 달하고, 와인 수입액은 194만 달러로, 200만 달러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북한이 기록한 증류주 수입액 9만 8천 달러와 와인 수입액 7만 3천 달러를 수입했던 것과는 매우 큰 차이이며, 즉 지난해 전체 고급 주류 수입액 424만 달러도 크게 상회합니다.
올해 북한이 수입한 7종류의 증류주 가운데 위스키는 212만 4천 달러어치로 다른 주류보다 비중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이어 108만 6천 달러의 규모의 포도주나 포도에서 얻은 증류주, 수입액 27만 6천 달러의 ‘기타 증류주’가 각각 뒤를 이었습니다.
그 밖에 바이주로 불리는 중국 백주와 보드카가 각각 7만 1천 달러어치와 7만 달러어치가 수입됐습니다.
와인의 경우 2리터 이하가 163만 7천 달러어치, 2리터 초과 10리터 이하는 30만 달러 규모로 수입됐고 스파클링 와인으로 불리는 발포성 포도주는 1만 2천달러로 전체 와인 수입액에서 3위를 기록했습니다.
대표적 식량 부족 국가인 북한이 최근 7개월 동안 고급 주류 10개 종을 중국에서 사들이며 약 550만 달러를 지출한 것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북한이 수입한 고급 주류는 군부 고위층과 ‘돈주’ 등 특권층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메릴랜드대 교수
“김정은은 제대로 된 급여를 고위 관리 등에게 주지 않습니다. 그들은 (주류와 같은) 선물을 대신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고급 주류 수입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논란으로도 이어집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채택한 대북 결의 1718호를 통해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층이 사치품으로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국제사회 우려가 반영된 조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미국과 한국 유럽연합 등과 달리 사치품 목록을 작성하지 않는 것은 물론 주류가 사치품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과 중국 정부에 중국의 대북 주류 거래에 대한 입장을 문의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