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올해 쌀 수입이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약 5배 늘어났습니다. 쌀 수입이 늘어났다면 흔히 식량난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특정한 이유로 북한 내 쌀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쌀은 10만t이 넘습니다.
VOA가 중국 세관 자료를 살펴본 결과 북한은 이 기간 중국으로부터 장립종과 단립종을 합쳐 모두 10만 2천여t을 수입했습니다. 액수로는 4천7백만 달러 상당입니다.
2019년 같은 기간 북한의 대중 쌀 수입량은 올해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만 8천여t이었습니다. 수입액도 약 986만 달러로 올해의 20% 수준이었습니다.
북한의 쌀 수입이 코로나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5배 규모로 늘어난 것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격이 저렴한 다른 곡물보다 유독 쌀 수입을 늘린 사실에 주목하며, 식량난이 아닌 늘어난 쌀 수요를 북한 정권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분석했습니다.
과거 북한의 ‘고난의 행군’ 땐 수백 만t 단위의 식량이 북한으로 유입됐던 시절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식량난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전체 곡물 수입량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현재 극심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면 가격이 저렴한 옥수수를 더 수입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이를 보는 한 가지 방법은 밀과 쌀, 수수 또는 옥수수를 모두 합친 곡물 수입의 총가치를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쌀을 더 많이 사들이고 밀을 덜 사들이고 있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상황이 나쁘다면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을 겁니다.
한국의 전문가는 지난해부터 북한 당국이 양곡판매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쌀 공급을 시작했지만, 이 양곡판매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가 충분한 양곡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권태진 /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북한에서 생산되는 쌀이 충분하게 주민들에게 공급된다면 굳이 수입할 이유가 없을 텐데 북한에서 생산하는 쌀이 수요에 모자란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수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북한의 올해 1~5월 대중 밀가루 수입량은 3만 9천여t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수입량 8만 4천 여t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한된 외화를 쌀 수입에 쓴 사실에 주목하며 이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