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동안 1천 명이 넘는 탈북민들에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목사가 전 세계 인권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민간 국제회의에 참석해 증언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인권 운동가도 행사에 참석해 7년간 외부 정부를 담은 USB 13만 개를 북한에 보냈다고 밝혔는데, 이들은 탈북민 구출과 대북 정보 유입은 북한 변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1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제15회 오슬로자유포럼.
전 세계 인권 운동가와 정치인, 학자, 언론인들이 모여 지구촌의 인권 증진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이 자리에 탈북민 구출 활동을 하는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가 기조 연설자 중 한 명으로 초청됐습니다.
주최 측은 김 목사가 지난 23년 동안 1천 명이 넘는 북한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 국경과 정글, 위험한 강을 가로질러 수많은 거리를 여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목사는 집안이 어려워 중학생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어선을 타야 했던 자신이 중국에서 탈북 여성을 만나 결혼한 것은 운명이었다며, 이후 7살 아들을 잃은 아픔을 사랑으로 승화시켜 탈북민 구출에 더욱 전념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대표
“그 이후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주었던 그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탈북민들을 섬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북한 고아들을 구출하는 데 더욱 집중했습니다.”
또 많은 탈북민들이 자유를 얻기 위해 1만 km가 넘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대표
“탈북민들은 서너 개의 국경을 넘기 위해 밀림을 걷고 메콩강을 건너는 1만 2천 km의 고단한 여정에 성공해야만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개선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한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김 목사의 이야기는 그의 극적인 탈북민 구출 활동을 담은 다큐 영화 ‘유토피아를 넘어서’가 지난 1월 세계 독립영화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슬로자유포럼을 주최하는 ‘인권재단’은 이날 보고를 통해 이 단체가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외부 정보를 담은 USB 13만 개를 북한에 보냈다며, 북한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을 국제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성민 / ‘인권재단(HRF)’ 한반도 담당 디렉터
“외부 뉴스 콘텐츠, 동영상, 다큐멘터리가 담긴 USB 스틱 하나가 북한 독재정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국제안보정책을 공부한 이 디렉터는 VOA와의 통화에서 자유세계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진실을 깨달은 뒤 다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을 알리는 것은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이 반동사상문화개혁법 등 3대 악법을 통해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만큼 객관적인 외부 정보를 통해 주민들을 깨우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