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중국이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대형 기계류 제품을 거래한 것으로 공식 무역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두 나라의 금수품 거래가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공식 문건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과 중국의 지난 2월 무역 기록을 담은 중국 해관총서 자료입니다.
HS 코드 84로 시작하는 ‘기타 냉장∙냉동 장치’ 3대 약 7만 2천 달러어치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내역이 적혀있습니다.
이 냉장∙냉동 장치 3개의 총무게가 9천270kg에 달하는 점으로 볼 때 일반 가정이 아닌 공장이나 대형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공업용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유엔 안보리가 기계류 제품에 해당하는 HS 코드 84에 대한 대북 수출과 수입을 금지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이 물품의 거래 내역이 중국 해관총서의 공식 무역 자료에 버젓이 표기돼 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처음으로 북한과 거래가 금지되는 품목에 대한 HS 코드를 명시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기계류와 전자, 철강 등이 포함된 HS 코드 72에서 89까지에 해당하는 제품을 북한에 판매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북한은 식품과 목재, 광물, 기계, 전자 제품 등을 아우르는 HS 코드 07과 08, 12, 25, 44, 84, 89류의 제품에 대한 수출이 금지됐습니다.
과거 중국은 금수품에 대한 거래를 지적받을 당시 문제의 제품이 국제 구호단체의 인도적 물품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중국 무역 자료에는 문제의 냉장∙냉동 장치에 대한 거래를 ‘일반 무역’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2020년을 마지막으로 금수품 거래 기록을 무역 자료에 남기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양국의 금수품 거래는 약 3년 만입니다.
2020년 중국은 철강 등이 포함된 HS 코드 73과 74 제품 약 1만 9천 달러어치를 비롯해 약 94만 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VOA는 유엔주재 중국 대표부에 대북 금수품 수출 문제에 대한 사실 여부와 배경을 문의한 상태이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