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포에서 새로운 유류 저장시설이 또 다시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외부 유류 반입이 전혀 없는 북한에 유류 저장시설이 계속 확충되고 있는 것인데,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면서 유엔 안보리에는 보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23일 북한 대동강 어귀 남포의 유류탱크 밀집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입니다.
지난 3월까지 원형 부지만 보이던 곳에 유류탱크 형태의 대형 물체 2개가 또 포착됐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유류 탱크는 지름이 약 12에서 15m 정도로 지난해 만든 유류 탱크보다는 작습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북한은 지난달에 유류탱크 2개 중 1개를 완공하고, 이달에, 북쪽에 있는 나머지 1개를 완공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지름 30m와 지름 23m짜리 유류 저장시설을 만들었습니다.
2020년에는 유류 저장시설이 밀집한 이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지점에 지름이 각각 30m인 유류 탱크 3개를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남포항 주변에 시설 확충 작업을 꾸준히 벌이면서, 2018년까지 약 20개였던 유류 탱크는 이제 31개로 늘었습니다.
현재 이 일대에는 유류 탱크가 들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 부지 4~5개도 포착됐는데, 이것까지 더하면 이 일대의 유류 탱크 수는 최대 36개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이 이 지역에 최근 몇 년 동안 유류 탱크를 확충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유류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이 불법 환적 등으로 확보한 유류의 비축량을 늘리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에 비연료 제품인 윤활유와 아스팔트 등을 수출할 뿐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연료용 유류를 수출한 기록은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대북 유류 반입량을 유엔 안보리에는 계속 ‘0’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23일 자 위성사진에서는 유류탱크 지대와 접한 부두에 유조선이 정박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이 반입할 수 있는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지만, 유류 반입반출 보고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