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한국 측 자산에 대한 무단 가동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북한이 3년 전 폭파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주변에서 잔해를 정리하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개성 시내에선 한국 측 버스 16대가 발견돼 한국 측 자산에 대한 무단 사용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달 20일 촬영된 ‘에어버스’의 위성사진입니다.
개성공단 중심부에 자리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 주변으로 흩어져 있던 건물 폭파 잔해가 상당 부분 사라졌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북한이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폭파한 이후 잔해가 방치됐었는데, 최근 작업이 이뤄지면서 변화가 포착된 것입니다.
공동연락사무소와 종합지원센터 건물 사이 공간에는 기존 원형 형태의 길이 다시 나타났고, 공동연락사무소 바로 앞에도 주차장의 주차선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약 300m 떨어진 바깥쪽 도로에서는 굴착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식별됐습니다.
사무소 건물 폭파 후 약 3년간 방치돼 온 이곳에서 정비 작업이 시작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개성공단 내 20여 공장에서 포착된 버스와 인력 등의 움직임과 관련성이 있어 보입니다.
VOA는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과거 한국의 업체 등이 운영하던 개성공단 내 21곳의 건물과 공터에서 버스와 인력, 자재 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성 시내에서는 한국이 북한에 제공했던 대형버스 16대가 발견됐습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북한 측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위해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 290대를 운용했습니다.
이중 약 220대는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 공장 공터 등에서 확인됐지만 나머지 약 70대는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었는데 이날 16대가 개성 시내 곳곳을 운행 중이거나 차고지 추정 지점에 정차한 모습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 근로자를 승하차시키고 있거나 개성 시내에서 일반 승객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개성공단은 한국 김대중 정부 당시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현대아산과 여러 중소기업들로 조성된 공업단지로 2005년 업체들의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공식 통용화폐는 미국 달러였고 따라서 북한 근로자들의 월급도 달러로 지급되면서 북한은 연간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013년 북한이 한국의 키 리졸브 훈련을 문제 삼아 폐쇄 조치를 취한 뒤 협상을 통해 6개월여 만에 재가동됐다가 이후 2016년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의 원천 차단을 목적으로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9일 개성공단 무단 가동 조짐과 관련한 VOA 보도와 관련해 가동 공장의 수는 10여 개 정도로 파악하고 있으며 노동자 인원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의 개성공단 내 한국 측 자산의 무단 사용과 관련해 책임을 묻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