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일부 공장을 운영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됐었는데, 이번에는 공단 곳곳에서 버스와 트럭, 인파의 모습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이 같은 대규모 움직임은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처음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개성공단을 촬영한 지난달 20일 자 위성사진입니다.
개성공단 내 건물 공터 곳곳에 버스와 인파, 자재 등이 보입니다.
대략 21곳에서 이같은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2년 전부터 한국 중소기업 ‘제시콤’ 등 특정 건물 1곳에서만 집중적으로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하고 공장 5~6곳에는 가끔씩 트럭 등이 포착되는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공단 전체적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버스가 발견된 곳은 ‘삼덕스타필드’와 ‘아트랑’, ‘평화유통’ 등 가죽, 신발 제조 업체와 ‘평안 1공장’, ‘만선’, ‘화인’, ‘DMF’, ‘신원에벤에셀’, ‘매스트’, ‘성화물산’ 등 의류 제조업체 등입니다.
북한 근로자들의 통근을 위해 사용했던 한국 측 버스가 개성공단 내 같은 장소에 주차를 반복하는 것은 북한이 해당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양말 등을 제조해 온 ‘매스트’ 공장 건물 앞 공터에는 노란색 버스가 서 있고, 그 앞으로는 사람의 그림자가 포착돼 근로자들의 출퇴근 버스 하차나 승차 정황으로 파악됩니다.
이날 위성사진에는 버스 외에도 화물 트럭과 각종 자재 더미 등도 포착됐습니다.
전기밥솥 제조사로 잘 알려진 ‘쿠쿠전자’의 공장에선 대형 트럭 1대가 뒷면을 건물 쪽에 밀착하고 있었고, 성화물산 공터에도 대형버스 옆에 붉은색 물체가 바닥에 놓여 있고 그 옆에서는 인파가 확인됐으며, ‘평안 1 공장’ 앞에는 버스 1대와 별도로 12대의 승합차가 서 있습니다.
그 밖에 다른 건물에선 과거 쓰레기가 보관돼 온 자리에 하얀색 물체가 놓인 장면도 확인되면서, 실제로 공장의 가동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북한은 근로자를 동원해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하고 있으며, 특히 공장 20여 곳에서 일제히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공장이 무단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북한의 잇따른 핵 미사일 개발로 지난 2016년 한국 정부가 전격 가동 중단시킨 개성공단의 건물과 각종 장비, 설비는 모두 한국 측 자산이며, 북한이 이를 이용하는 것은 한국 측 자산 침해라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앞서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