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자산인 해금강 호텔의 지지대까지 완전히 해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금강 호텔의 하층 지지대가 최종 해체된 것인데, 이에 따라 한국 현대아산 소유의 수상 건물인 해금강 호텔은 북한의 일방적인 철거 작업 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통천항을 촬영한 3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길이와 폭이 각각 95m와 30m인 해금강 호텔 지지대가 있었던 곳이지만 이제 그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금강산 관광지구인 고성항에서 북쪽으로 약 37km 떨어진 통천항은 지난해 12월 해금강 호텔의 하층 지지대가 옮겨져 해체 작업이 벌어진 곳입니다.
이 지지대는 과거 물 위에 떠 있는 상태로 오랫동안 해금강 호텔 건물을 받치고 있었지만 해금강 호텔 건물이 해체된 이후엔 사실상 대형 철제 바지선으로 남아있었고, 이후 VOA는 지난 3월부터 하층 지지대의 크기가 조금씩 줄어드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실제로 이 지지대는 지난 3월 21일에는 길이 52m, 지난달 9일에는 36m로 측정됐었고, 이어 지난달 21일엔 길이 20m로, 원래보다 5분의 1 크기로 축소됐다가 이제는 아예 모습이 찾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해금강 호텔은 한국 현대아산 소유의 건물로 과거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2008년 7월 11일 북한군 초병이 당시 53살로 새벽 산책 중이던 한국 관광객 박왕자 씨를 총격 사살한 사건이 벌어졌고, 이후 북한 당국이 사과는 물론 진상조사조차 거부하자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전면 중단하면서 해금강 호텔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고, 북한은 작년 3월 해금강 호텔 철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건물은 작년 5~7월 사이에 해체됐는데, 이후 이번에는 하층 지지대까지 없어지면서 해금강 호텔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다른 한국 측 자산도 지난해 대부분 해체됐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의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이 철거됐습니다. 또 문화회관 건물과 금강산 온정각, 고성항 횟집 등 한국 소유 건물이 해체돼 현재 이들 부지엔 콘크리트 잔해만이 남아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