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의 사치품을 공급하다가 대북제재를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후 미국으로 인도됐었던 첫 북한 국적자 문철명이 최근 미국에서 추방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민국 수감 시설에서 대기하던 문철명을 중국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북한 국적자 문철명의 중국 추방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 대변인은 28일 VOA에 문철명은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최초의 북한 국적자로, 형기를 마친 시점부터 추방 대상자였다고 밝히고, 문철명이 중국행을 선택해 이달 초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송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무역 업무를 하며 북한 지도부의 사치품 공급 등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 국적자 문철명은 지난 2019년 5월 미국 수사당국의 요청을 받은 말레이시아 당국에 의해 체포돼 2021년 3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인물입니다.
미국 법원은 지난 1월 20일 문철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문철명이 말레이시아 구금시설과 미국 구치소 수감 기간을 합친 45개월을 최종 징역 형량으로 선고하고 석방을 명령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 2월 이민세관단속국의 수감자 현황 정보를 확인해 문철명이 버지니아주 볼링그린 소재 이민국 수감시설로 옮겨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달부터 문철명의 이름이 수감자 현황 정보에서 확인되지 않아 그의 추방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날 이민세관단속국이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앞서 문철명은 선고공판에서 부인과 딸이 거주 중인 중국으로 추방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피력했었습니다.
하지만 문철명의 변호인은 미국 정부가 북한 국적자를 추방한 전례가 없는 만큼 관련 절차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었습니다. 더구나 문철명은 미국으로 송환될 당시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의 중국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문철명을 중국으로 보내기 위해 중국 정부와 관련 협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문철명이 중국에 머물고 있는지 또는 미국 송환 전 체류했던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제3국으로 향했거나 아예 북한으로 돌아갔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한편 VOA는 지난달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에 미국에서 진행된 문철명 관련 사법 절차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