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사일로 (silo) 즉 지하 시설을 만들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6일 북한이 쏜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은 평양 순안공항의 북부 활주로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국무부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가로, 세로 길이가 약 5m인 검은색 물체가 보입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코리아 체어’ 소속 연구원 등은 트위터에 최근 이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해당 검은색 물체를 지난 19일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하 미사일 발사 시설, 즉 사일로라고 지목했습니다.
특히 CSIS 코리아 체어는 이 검은색 정사각형이 시험용 미사일 사일로의 덮개라면서, 덮개 안쪽 즉 지표면 아래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1월 북한이 야산지대였던 이 지점에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20m와 40m인 지대를 만들었으며, 중심부에선 검은색 물체가 확인된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북한이 어떤 목적으로 도로를 뚫고, 도로 끝에 새로운 시설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그 용도가 파악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사일로는 원통형 시설에 미사일을 넣고 발사 버튼만 누르면 되는 만큼 준비 징후를 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지난 16일 북한이 쏜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은 평양 순안공항의 북부 활주로 지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순안공항의 북부 활주로와 유도로를 연결하는 도로 한가운데에 16일부터 검은색 대형점이 식별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검은색 점은 북한이 ICBM 등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나오는 화염에 그을린 흔적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북한이 남쪽 활주로가 아닌 북쪽에서 ICBM을 발사한 것은 최근 2년을 기준으로 이번이 처음이며, 이 지점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곳에서 북쪽으로 약 2.5km 떨어져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 동원된 이동식발사차량 TEL의 이동 범위가 과거보다 더 넓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국무부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듭 규탄했습니다.
베단트 파텔 /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미국은 북한의 3월 19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합니다. 최근 ICBM 발사 이후 3일 만에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이번 발사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또 북한의 이웃 국가에 위협을 제기하고 역내 안보를 훼손하는 연이은 발사 중 가장 최근의 것입니다. 특히 우려되는 건 북한이 이번 발사를 전술 핵탄두를 모의한 것으로 규정했다는 점입니다.”
파텔 부대변인은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모든 안보리 이사국들이 계속 북한에 책임을 묻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특히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나라는 지금 북한을 비호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