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초도 남쪽이 아니라 북쪽에서도 포착됐는데, 100미터가 넘는 선박 여러 척이 동원된 이번 사례까지 포함하면 VOA가 올해 포착한 환적 의심 건수는 26건이나 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 초도 북서쪽 해상을 촬영한 7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105m 길이의 선박과 85m 길이의 선박 2척이 길이 45m 선박을 사이에 두고 밀착한 장면이 보입니다.
이 지점에서 동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는 길이 105m 와 45m 선박이 맞댄 채 뭔가 작업을 하는 정황입니다.
이 일대에서만 지난 일주일 사이 100m 선박의 50m 선박 접선과 50m짜리 선박 2척의 밀착 등 모두 4건의 환적 의심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6일 위성사진에 찍힌 선박 2척을 더하면 이틀 동안 이 일대에서 포착된 환적 의심 사례는 5건입니다.
지난해 VOA는 이 일대에서 36건의 환적 의심 사례를 발견했고, 올해 들어 21건을 보도했는데. 이번 사례를 더하면 올해 환적 의심 건수는 모두 26건으로 늘어납니다.
특히 이번에는 초도 남쪽이 아닌 북쪽 해상에서 선박이 대거 접선한 점은 이전과 달라진 모습입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발견한 환적 정황 선박은 대부분 초도 남쪽, 그것도 섬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서 발견됐었는데 이번에는 모두 초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7~8k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선박과 접촉을 한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초도 인근 해상을 주요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이어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이 이 지점에서 북한 선박과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북한의 불법 환적이 빈번했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에서는 환적 정황 포착이 크게 줄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불법 환적 제재 회피 행태를 집중 단속하자 북한 당국이 환적 장소를 인근 해상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지난해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환적된 물품은 제재 대상이 아닐 수 있지만, 북한 선박과는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