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북한의 공방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임 정부 시절인 2021년까지 침묵했던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도발 위협과 주장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관련 특별총회에 참석해 북한에 대한 문제를 공식 제기했습니다.
황준국 / 유엔주재 한국대사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불법 활동을 규탄합니다. 여기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과 바그너 그룹 간의 무기거래가 포함됩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21일. ‘유엔헌장에 관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은 미한 연합 군사훈련과 한반도에 주둔 중인 유엔군사령부 문제를 또다시 제기했습니다. 매년 2월, 이 회의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다시 되풀이한 것입니다.
김인철 /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 (지난 21일)
“북한의 거듭된 요구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항의와 규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매년 한반도 안팎에서 다양한 명칭의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반도 정세는 긴장이 고조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는 유엔사 활동은 한반도의 평화 유지를 위해 안보리가 결정했다며 북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유엔주재 한국 대표 (지난 21일)
“북한 대표가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는 만큼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84호에 의해 공식 인정된 유엔사가 한반도 평화와 유지에 계속 기여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지난해 2월에는 북한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응을 자제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국 대표는 먼저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하고, 북한이 반박하면 ‘재반박권’을 요청해 반박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군축문제를 다루는 제1위원회에서도 한국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한 비판을 적극 개진했습니다.
이현구 /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1등 서기관 (지난해 10월)
“문제의 근본 원인을 말하자면, 어떤 나라가 한국전쟁을 일으켰고, 어떤 나라가 도발과 적대적 행동을 계속하는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진실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올해에만 40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노골적으로 군사적 야망을 추구하고 있는 한 나라가 있습니다.”
김성훈 /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참사관 (지난해 10월)
“북한 핵 문제는 1990년대 초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직후 불거졌습니다. 당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을 거부하면서 (미한)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는데, 우리는 그렇게 했습니다.”
제1위원회만 아니라 특별정치와 탈식민을 주제로 한 제4위원회 등에서도 한국과 북한이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제77차 유엔총회가 폐회하는 오는 9월까지 여러 국제 현안을 주제로 놓고 토론을 벌이는데 앞으로도 한국과 북한이 어떤 사안을 놓고 맞붙을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