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두만강 북러 접경지역에서 북러 간 열차의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 백악관이 러시아발 무기가 선적된 곳이라고 지목한 곳인데 열차를 이용한 양국 간 교역이 활발한 정황으로 해석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지난 2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측 지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열차 3대가 보입니다.

최근 포착됐던 덮개 없는 화물열차가 아닌 일반 열차의 모습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 방향으로 약 2km 떨어진 이곳에선 지난해 10월부터 80m 길이의 열차 1대가 정기적으로 포착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약 170m 즉 12량 길이의 열차 2대와 함께 6량 길이의 열차 1대 등 평소보다 많은 열차가 서 있습니다.

이곳에는 지난달 28일까지만 해도 80m 길이의 열차 1대만 있었지만 지난달 30일부터 이 열차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170m짜리 열차 2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어 2일에는 80m 길이의 열차가 다시 확인되지만 5일엔 사라지고 없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취한 국경봉쇄를 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열차를 통한 대규모 민간인 이동이 아니라 화물 운송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이들 열차가 어디로 향하는지 또 어떤 물품을 선적하거나 하역하는지 같은 구체적인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

최근까지 움직임이 뜸하던 이곳에서 열차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건 북한과 러시아 간 열차 운송이 활발해졌다는 정황입니다.

북한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발 직후 국경봉쇄 조치를 취했고 이후 러시아 향발 열차 통행도 중단됐었는데, 지난해 10월 북러 간 열차 운행 재개 후 지금은 열차 통행이 더 빈번해진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동쪽으로 약 700m 떨어진 야적장 인근 선로에서도 열차의 길이가 지속적으로 바뀌거나 75m 열차가 식별되는 등의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20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이 이곳에서 보병 로켓과 탄약, 미사일 등을 실었다고 발표했었습니다.

러시아 측과 북한 당국이 공개적으로 양국 간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백악관이 무기 수송 열차의 정차 지점으로 지목한 장소에서 열차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어 어떤 물품이 이동되고 있는지 주목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대해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는데, 북러 간 무기 거래와 관련돼 예고됐던 추가 제재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