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두만강 북러 접경지역의 새 화물 야적장에서 러시아에 전달할 무기를 실은 정황이 민간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야적장에선 최근까지 러시아를 왕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속적으로 정차하고 있는데, 두 나라 간 무기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해 11월 18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측 지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고화질 위성사진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다리에서 북한 쪽 남서 방향 약 1.5km 떨어진 지점에서 5량으로 보이는 열차가 포착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열차를 포착했다며 위성사진을 전격 공개했는데 당시 상황이 좀 더 고화질의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백악관은 이 열차가 정차한 장소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은 이곳이 북한이 지난 2021년 신설한 대형 야적장 바로 옆 선로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1년 두만강 하류 북·러 접경 지역에 가로 200m, 세로 100m의 콘크리트 부지를 조성하고, 길이 50m의 대형 건물 3채와 5m짜리 소형 건물 13채를 건축했습니다.
해당 부지는 선로가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러시아로 보내는 화물을 선적하거나 하역하는 장소로 추정돼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열차는 이 야적장에서 북한 무기를 선적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문제의 5량짜리 열차는 바로 옆 선로의 1량짜리 열차와 달리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았는데, 이를 통해 이 열차가 북한에 도착한 시점 지붕도 없는 빈 화물칸이라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지점은 11월 18일 이전까지만 해도 열차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백악관이 11월 18일 이 지점에서 문제의 열차를 포착한 이후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열차가 정차하고 있습니다.
이들 열차가 러시아로 향하고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무기를 선적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백악관이 지목한 무기 수송 열차가 정차한 지점과 동일하고 이 지점에서 불과 1.5km 떨어진 곳이 북·러 국경인 점 등 두 나라가 열차를 이용해 모종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불법적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해온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