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 명절을 맞아 한국과 북한의 풍경은 큰 대조를 이뤘습니다.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이런 설 풍경이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음력 설 맞은 한국의 국민들은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함께하고 세배를 하며 건강을 기원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전국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대이동을 하면서 한국도로공사는 22일 하루 동안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차량 51만 대가 이동하는 등 전국에서 513만 대의 차량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 국토교통부 역시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 동안 하루 평균 인구 530만 명, 총인원 2천 648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동 수단은 승용차가 91.7%로 가장 많고, 이어 버스 3.8%, 철도 3%, 항공기 1.1% 등의 순으로 예상됐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설 연휴인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동안 약 61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 방송사들은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귀성 귀경 차량들의 모습을 전하면서 운전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이 같은 국민의 대이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대신 설을 맞아 음식을 준비하고 민속놀이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을 제작해 전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이 전 국민의 40%가 영양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한 것처럼 북한 주민들의 삶은 관영 매체가 보여주는 것과 달리 더 열악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인권단체들은 설 등 남북한의 명절 풍경은 북한 주민들에게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영환 /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
“북한처럼 자기 나라 국민들이 자기 나라 땅 안에서도 다른 친척을 방문할 때 여행 허가증을 끊고 뇌물을 줘야 되고 이런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요. 북한이 그래서 굉장히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죠. 전 국민들이 사실 굉장히 거대한 감옥에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가 되겠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는 지난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정부는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 권리 전반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유엔총회는 지난해 말 18년 연속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해 북한 정부에 이동의 자유를 허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