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이라며 쏘아 올린 발사체의 발사 직전 모습을 포착한 위성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발사체가 공중에 떠 있는 사진만 공개했는데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당시 이동식발사차량 TEL 2대가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19일 공개한 지난달 18일 자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입니다.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도로에 서 있는 대형 차량 2대가 포착됐습니다. 두 차량 모두 긴 형태의 하얀색 물체를 싣고 있는데, 두 대 모두 하얀색 물체를 위로 반듯하게 세운 듯 바로 옆에는 길쭉한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는 이 그림자를 근거로 하얀색 물체의 길이가 약 15m이며, 물체 2개 모두 북한의 발사체로 추정했습니다.
이 위성사진의 촬영 시점은 한반도 시각으로 이날 오전 11시 2분인데,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오전 11시 13분과 불과 9분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날 첫 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9분 전 상황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입니다.
북한은 다음날인 19일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을 통해, 국가우주개발국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얀색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공중을 날고 있는 장면과 서울, 인천항의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등 사진 두 장을 공개했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발사 당시 모습이나 직전 상황은 공개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이 발사체를 쏘아 올렸는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2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정찰위성 개발 목적의 발사체를 쏘면서 발사대가 아니라 탄도미사일 발사 때 사용해왔던 이동식발사차량을 이용한 것입니다.
데이비드 슈멀러 /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
“위성사진은 단일 시점의 특정 장소를 촬영합니다. 만약 특정 장소에 대한 위성사진 촬영 시점이 오후 12시이고 그곳에서 오전 10시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포착하지 못하겠죠. 이번 경우는 두 번의 발사 중 첫 번째 발사 직전 순간에 인공위성이 발사 장소 위를 지나간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현재 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 내 여러 시설에 대한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갠트리 타워로 불리는 로켓 발사대에서도 활발한 작업이 이뤄진 정황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발사에 이동식발사차량이 동원된 점으로 볼 때 여전히 발사대는 사용 가능 상태가 아닌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개발 발사체 발사 역시 탄도미사일 발사 방식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다시 드러났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